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보영 Aug 19. 2024

고로 나는 존재한다

#문장력 #글쓰기 #한국어교육

우리는 멋진 글을 쓰고 싶을 때,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말을 찾습니다. 다른 사람이 쓴 수필, 소설, 논문을 흉내 내죠. 


물론 따라 하는 것도 공부입니다. 그러나 계속 그렇게만 하면 언젠가는 밑천이 드러납니다. 


진짜 내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내 목소리로 말이죠.




오늘 고칠 문장

[보기] 내가 기침하자 그제야 그는 나의 존재를 알아챘다.




1) ‘존재’란 무엇인가


[보기] 내가 기침하자 그제야 그는 나의 존재를 알아챘다.


[고침 1] 내가 기침하자 그제야 그는 내가 온 걸 알아챘다.


존재란 뭘까요? 알긴 아는데 설명하려니 쉽지 않죠?

존재는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는 말할 때 “나도 거기에 존재했어.” 하지 않습니다.

“나도 거기 있었어.” 하죠.


글에서 ‘존재’라는 낱말을 빼거나 다른 말로 고쳐보세요. 성큼 와닿는 글이 됩니다. 아울러 주변 글도 어떻게 바꿨는지 살펴보세요.


ㄱ. 우주에는 무수한 수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믿었다. 

(→ 우주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세계가 있다고 믿었다.)

ㄴ. 그 사람은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 그는 뛰어난 사람입니다.)




2) 비슷하면서도 다른 낱말의 뜻


[고침 1] 내가 기침하자 그제야 그는 내가 온 걸 알아챘다.


[고침 2] 내가 기침하자 그제야 그는 내가 온 걸 알았다.



글을 ‘말하듯이 쓰라’는 말을 많이 보거나 들었을 겁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늘 옳은 말만 하고 살지 않는다는 점도 따져봐야겠습니다. 너도 나도 그런 줄 알고 했던 말도 틀린 표현이라면 바로잡는 것이 우리 글 쓰는 사람들이 할 일이겠죠.


‘알아채다’는 어떤 일이나 분위기를 느낌으로 미리 아는 것을 뜻합니다. '눈치채다'와 같은 뜻이죠.

 

[고침 1]에서 ‘그’는 내가 기침 한 뒤에야 내가 온 걸 알았습니다. 미리 알지 못한 것이죠. 


따라서 ‘알다’ 써야 알맞습니다.



내가 기침하자 그제야 그는 내가 온 걸 알았다.


이전 08화 너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