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거인 #나는야잔소리꾼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내용만 담았다고 하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 수 없는 책들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분위기에 휩쓸려 꿋꿋이 읽는 (척하는) 사람들이 있죠. 좋다고 소문도 내고요.
쓴 사람도 읽는 사람도 잘못하는 겁니다.
어떤 분야라도 그것만이 가진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것을 가지려면 큰 값을 치러야 하죠. 남들이 내 어깨를 치며 우르르 몰려갈 때도, '소중하다 믿는 것'을 지키는 노력말입니다.
그런 사람이 쓴 글을 읽으며 살아야 합니다. 그런 아름다움에 젖어들어야 나도 좋은 사람이 됩니다.
값어치 없는 글을 좋다고 소문내지 마세요.
잘못된 잣대를 가지고 글 쓰는 사람을 따라 하지 마세요.
처음에 우리가 마땅히 나누던 말들을 생각해 보면, 속이거나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깨끗하고 곧았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서점에서 빈손으로 나왔습니다.
구석으로 밀려나 있는 좋은 글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으면 합니다.
여기서 ‘구축(構築)’은 시설물을 짓거나 어떤 일을 하기 위한 기초나 체계를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말로는 ‘갖추다’, ‘세우다’, ‘마련하다’, ‘짓다’, ‘만들다’ 따위를 쓸 수 있습니다.
관공은 말할 것도 없고 패션, 요식, IT 쪽에서 내놓는 보고서에도 ‘구축하다’는 말이 자주 보입니다.
트렌드에 맞게 윤문(글을 매끄럽게 하는 일) 해달라 하면서도 ‘기여’, ‘증진’, ‘확립’, ‘최첨단’, ‘고성능’ 같은 낱말은 손대지 말라고 하죠. 까닭을 물으면 윗사람이 좋아하는 표현이라거나, 전문가 느낌이 나야 한다고 합니다.
그것 참, 트렌드에 동떨어진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ㄱ. 그는 독자적인 이론을 구축했다.
(→ 그 사람만의 이론을 세웠다.)
ㄴ. 최적의 환경을 구축하다.
(→ 알맞은 환경을 갖추었다.)
구축해 주겠어! 이 세상에서 한 마리도 남김없이!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에서 엘렌 에거가 한 말입니다. 이때 ‘구축’이 무슨 뜻인지 찾아본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구축(構築)은 ‘갖추다’, ‘마련하다’와 같은 뜻인데, 이렇게 번역하면 말이 안 되니까요. ("갖추겠어! 이 세상에 한 마리도 남김없이!")
엘런 에거가 말한 ‘구축(驅逐)’은 ‘어떤 세력 따위를 몰아서 쫓아냄’을 뜻합니다.
구축(構築)과 구축(驅逐)
이처럼 한자말은 소리는 같아도 뜻이 다른 것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제 말은, 그냥 우리말을 쓰는 게 낫다는 겁니다.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