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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닝피치 Oct 26. 2022

혼자였을 때 VS 엄마가 되었을 때

새로운 파도에 올라타기 




멀리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엄마! 엄마!”

소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니 아이는 반쯤 감긴 눈으로 이불과 함께 엎드려 있었다. 

아이는 날 발견하자 배시시 웃었다. 

 “엄마 사랑해요” 아이가 말했다.

“엄마도 대추를 너무 사랑해 “ 나도 말했다.


우리의 삶 속에서 변화는 언제나 존재한다. 계절이 지나갈 때도, 잠시 떠나는 여행에서도, 결혼 등 다양한 요인들로 크고 작은 변화의 파도가 만들어진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날은 엄마로서 내 마음속 파도와 마주해야 할 때면 과거의 순간들이 그리워지곤 했다. 휴일에 늦잠을 잔 후 친구들을 만나서 맛있는 음식과 수다로 채워졌던 평범한 일상. 하지만 그리움의 감정은 잠시, 아침마다 아이의 사랑한다는 말을 들을 때면 '엄마가 되어서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니 너무 행운이야.' 같은 충만함으로 가득 찬다. 


우리 모두는 불안정한 삶 속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한다. 혼자일 때의 과거를 회상하면 분명 자유롭고 편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허전한 감정이 존재했었다. 그렇다면 엄마가 되어서는 어땠을까? 내 경우에는 혼자일 때 보다 힘도 들고 자유롭지도 않았지만 충만함의 감정을 선명하게 경험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엄마가 된 후 할 수 없는 일이 늘어난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일들이 바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선택을 했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최선의 선택을 하더라도 부족한 점이 있기에 다른 선택지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시 돌이켜보면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지금과 비슷한 아쉬움을 갖고 있을 거야.'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어떤 결정을 하는 행위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소중한 사람들과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을 고민하며, 책임을 다하는 삶을 사는 것. 엄마가 되고 나서 과정이 더 의미가 있다는 걸 배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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