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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은 명상이 아닌 태도다

뇌의 언어로 알아차림을 배우는 시간

by 쿼카쌤 강건
마음챙김, 명상이 아니어도 가능한가요?


뇌과학이나 정신건강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마음챙김(Mindfulness)'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보통은 명상을 떠올리게 되죠. 호흡에 집중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흘려보내고, 고요히 나를 관찰하는 연습. 하지만 사실, 마음챙김은 꼭 명상방에 앉아 있어야만 실천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어떤 사람들은 명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어도, 일상 속에서 스스로의 감정과 생각을 아주 섬세하게 알아차리며 살아가기도 하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두고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부릅니다.

성향적 마음챙김(trait mindfulness) - '지금 이 순간'에 깨어 있고, 스스로를 판단 없이 바라보는 태도가 몸에 밴 사람들.

마음챙김의 4가지 구성 요소


마음챙김은 단순한 집중이 아닙니다. 이 개념은 사실, 네 가지 중요한 자기조절 능력으로 나뉘어 있어요.

감정 조절(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는 능력),

주의 조절(산만함에 끌려가지 않고, 필요한 곳에 주의를 머물게 하는 능력),

자기 인식(지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인지할 수 있는 능력),

신체 감각 인식(몸에서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

이 네 가지가 잘 작동하면, 우리는 더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요. 감정이 올라오는 순간을. 내가 그 감정에 어떤 반응을 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요.



뇌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들


최근의 뇌영상 연구들은, 마음챙김 성향이 높은 사람들에게서 편도체의 반응성이 낮고, 전전두엽과 섬엽 같은 자기조절 영역의 활동이 더 활발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마음 속 잡생각과 자기비판을 만드는 기본 모드 네트워크(DMN)의 연결성은 줄어들고, 대신 주의 조절 네트워크가 더 잘 작동하게 됩니다. 그 결과, 마음은 조금 더 안정되고, 감정은 덜 요동치고, 자기 자신을 비판하기보다 이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요.



저는 뇌과학을 통해 마음챙김을 배웠습니다


저는 명상을 잘 하지 못해요. 오히려 그보다, 뇌과학 책을 읽고 논문을 들여다보며 감정의 회로를 이해하려 할 때, 감정을 '거리두기' 할 수 있었고, 저를 '알아차릴' 수 있었어요. 예전 같으면, "왜 이렇게 감정이 요동치지?" "나는 왜 이 모양이지..." 하고 자책하던 그 순간에, 이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편도체가 활성화된 상태야."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 전전두엽과 감정 중추 간 조율이 일시적으로 흐트러진 거야." 그 생각 하나가, 감정과 나 사이에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그 틈이 생기면, 우리는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그저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게 바로 '마음챙김'이고, 저는 그것을 뇌과학이라는 언어로 배웠습니다.



마음챙김은 삶의 태도입니다


마음챙김은 명상의 결과물이 아니라, 삶의 태도입니다. 그 태도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서서히 자리 잡습니다. 그리고 해석은, 뇌에 대한 앎에서 시작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 당신이 지금 감정에 압도되고 있다면, 그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그 감정이 뇌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임을 알아차려주세요. 그것이 뇌과학이 우리 삶에 필요한 이유이자, 지식이 곧 위로가 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방식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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