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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책하는 뇌 -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

by 쿼카쌤 강건

자책(self-blame):

자신의 잘못이나 실수를 과도하게 비난하고 책임을 떠안는 마음.
정당한 반성과 달리, 과거의 잘못을 반복해서 떠올리며
자신의 존재 전체를 부정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기 연민(self-compassion):

실수나 고통의 순간에 자신을 따뜻하게 이해하고 위로하는 태도.
타인을 대하듯 친절하게 자신을 대하며, 판단보다 공감을 우선시한다.




우리는 모두 가끔 실수해요.

그 실수를 통해 우리는 부족한 점을 반성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죠.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실수를 좀처럼 잊지 못해요.
몇 날 며칠, 혹은 몇 년이 지나도록

마음속에서 자신을 계속해서 꾸짖습니다.


실수를 교훈으로 삼기보다는,

그 실수 하나에 내 존재 전체를 걸고 평가하게 되죠.


“그때 왜 그랬을까, 난 왜 이렇게 부족할까.”
“나는 늘 문제야. 다 내 탓이야.”


이런 생각은 우리를 더 나아지게 하는 대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점점 더 작게 만듭니다.


그런데요,

이 반응은 우리의 성격이 아니라,

'뇌의 작동 방식'에서 비롯됩니다.



제 책『내 마음을 위한 뇌과학』의 첫 번째 이야기,

'자책하는 뇌'에서 저는

우리 안에 두 명의 '나'가 있다고 말했어요.


하나는 이 세상을 온전히 살아가는 ‘경험이’,
그리고 그런 경험이를 지켜보며 평가하는 ‘판단이’.


믿기 힘들겠지만, 이 세상에 ‘나’는 한 명이 아니랍니다. 우리 안에 는 사실 두 명의 ‘나’가 살고 있어요. 하나는 ‘경험이’고, 다른 하나 는 ‘판단이’예요.
‘경험이’는 매 순간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요. 새로운 것을 시 도하고, 감정을 느끼고, 세상과 소통하죠. 반면 ‘판단이’는 이런 경험들을 끊임없이 평가해요. “수고했어”, “별로였어”, “다음엔 더 잘하자” 같은 식으로요.


그리고 자책이 심한 사람들의 특징은,

바로 이 판단이지나치게 엄격하다는 것이라고요.


자책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판단이’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거예요. 작은 실수도 용납 못 하고, 원하는 기준에 못 미치면 ‘경 험이’를 매몰차게 대하죠. 그러다 보니 ‘경험이’는 점점 위축되 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게 돼요. - 책 '내 마음을 위한 뇌과학' p37 중


그땐 단지 비유였지만,
이제는 실제 뇌 영역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자책의 뇌: DLPFC와 dACC

자책을 많이 하는 사람의 뇌에서는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
배측 전대상피질(dACC)이 활발하게 작동합니다.


이 영역들은 ‘오류 감지’, ‘행동 억제’와 관련돼 있어요.

자기비판적인 사람일수록
작은 실수도 크게 인식하고,
자신의 행동을 더 많이 제약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왼쪽: 배외측 전전두피질(DLPFC) / 오른쪽: 배측 전대상피질(dACC)의 위치와 구조.


❤️ 위로의 뇌: 측두극과 섬엽

자책과 반대되는 개념도 있어요.
바로 자기 다독임, 혹은 자기 연민입니다.


이때 뇌에서는

측두극(temporal pole)

섬엽(insula)이 활성화됩니다.
이 영역들은 우리가

타인에게 공감하거나 위로할 때 활성화되는 부위예요.


즉, 뇌는 나 자신에게 따뜻하게 말할 때,
진짜 다른 사람을 위로하듯 반응합니다.
뇌는 '나'를 또 하나의 인격체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죠.


왼쪽: 측두극(temporal pole) / 오른쪽: 섬엽(insula)의 위치와 구조/


이처럼 뇌는 자책할 때,

그리고 자신을 다독일 때

완전히 다른 회로를 사용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간단해요.

엄격한 판단이의 목소리를 잠시 내려놓고,

따뜻한 친구처럼 나를 대하는 법을 배우는 것.


지금부터는 그런 뇌 회로를 활성화하는

자기 연민 실천법 3가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 자기 연민 실천법 3가지

1. 나에게 이름 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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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

우리는 가장 엄격한 판사가 됩니다.


특히 친구에게는 "넌 충분히 잘했어"라고 하면서도,
스스로에겐 "난 왜 이렇게 못났지?"라고 말하곤 하죠.


이제 이 관계를 바꿔볼 거예요.
당신만의 이름을 붙여주세요.


경험이, 쿼카쌤, 본명, 별명 - 뭐든 좋습니다.
'내'가 아닌 단어로 부를 호칭을 만들어주세요.


2. 자신에게 따뜻한 말 건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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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붙였다면,

이제 그 친구가 듣고 싶어할 말을 건네주세요.

“경험아, 잘했어. 그 상황에서는 그게 최선이었어.”
“이번에 아쉬웠던 점을 보완해서 다음에 잘하면 돼.”


편지를 써도 좋아요.
발신자는 , 수신자는 내가 붙인 이름.
진심 어린 문장을 써보세요.


그 순간, 뇌에서는
진짜 친구에게 위로할 때와

같은 회로가 작동하고 있을 거예요.


※ 나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모음

실수했을 때
- 그 상황에서 넌 정말 최선을 다했어.
- 괜찮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 이번에 배운 걸 다음에 잘 써먹으면 돼.
- 너는 실수보다 훨씬 더 많은 걸 해낸 사람이야.
- 그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어. 난 이해해.
무기력하거나 지쳤을 때
-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 쉴 때도 필요해.
- 오늘 하루 잘 버텼어. 그걸로 충분해.
- 다시 시작하면 돼. 지금은 잠시 숨 좀 고르자.
불안하고 초조할 때
- 네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런 거야.
-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너무 걱정하지 말자.
- 중요한 건 너가 최선을 다했다는 거야.
스스로를 비교할 때
- 너는 네 속도로 가고 있어.
-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마.
- 그 사람은 그 사람의 길을 걷고 있는 것뿐이야.
- 네가 걸어온 길도 분명히 의미 있어.
외롭고 고립된 느낌이 들 때
- 괜찮아, 너는 혼자가 아니야.
- 마음을 털어놓을 누군가를 찾을 수 있을 거야.

필요한 문장을 골라 그대로 따라해도 좋고,

자신만의 말로 바꿔도 괜찮아요.

진심을 다해 그 친구를 격려해주세요.


3. 나비 포옹법
나비 포옹 쿼쌤.png

1️⃣ 팔을 X자로 교차해, 반대쪽 어깨에 올립니다.

2️⃣ 양손을 번갈아가며 어깨를 가볍게 토닥입니다.

3️⃣ 마치 나비가 날개짓하듯 리듬감 있게요.


이건 자기 연민 기법 중 하나입니다.
불안, 긴장, 자책의 순간마다
내 몸과 마음을 직접 안아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세요:

“수고했어, 경험아.”
“오늘도 잘 버텼어.”




자신에게 엄격하다는 건,

어쩌면 그만큼 자신을 사랑한다는 증거일지도 몰라요.
“나는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실수 앞에서의 실망도 컸던 거죠.


그리고 실제로, 그 높은 기대 덕분에

지금껏 많은 성취를 이루어낸 것도 사실일 거예요.
하지만 행복은 성공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자신을 용서해주세요.
실수를 받아들이고, “다음엔 더 잘하면 돼”라고

스스로를 다독여주세요.
당신은 그 말을 들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에요.


여러분 모두가 자기 자신과 가장 친한 친구가 되기를.
그리고 그 친구와 함께,

이 세상을 온전히 누리시기를 소망합니다.


뽑으려니 모두 잡초였지만 품으려니 모두 꽃이었다 - 나태주 -


실천하기 체크리스트

☐ 자책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기
(‘멈춰!’라고 말해도 좋아요)
☐ “지금 내 DLPFC가 과도하게 작동하고 있구나” 문장 적어보기
☐ 자신을 부를 새로운 이름 붙이기
☐ 따뜻한 문장 한 마디 건네기
☐ 나비 포옹법 10~15회 실행하기


✅ Q&A (워크북용 퀴즈)

Q1. 자책할 때 뇌에선 _______가 활성화된다.
→ (정답: 댓글 확인)

Q2. 자신을 다독이는 행위는 뇌에서 타인에게 공감하거나 위로할 때와 같은 회로를 사용한다. (O/X)
→ (정답: 댓글 확인)

Q3. 자신에게 어떤 이름을 붙이셨나요?
→ 예: 쿼카쌤, 건, 나비

Q4. 그 친구가 지금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은 무엇인가요?
→ 예: “그 상황에선 정말 최선을 다했어.” “넌 괜찮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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