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여행, 카페 여행]
[이 글은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하던 미팅이 '어쩌다 커피 여행'이 된 것을 기록하는 것으로
돈을 받고 적는 광고성 글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의 커피 여행기임을 알려 드립니다]
"이사님, 봉녕사 절 커피도 그리 맛있다던데..."
팀장님이 보내온 짧은 메세지에서
절 녹차가 아닌 절 커피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요즘은 교회에 카페가 기본이고
절에서는 보통 찻집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절에 있는 카페라니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언젠가 서산 부석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할 때
주지스님이 직접 내려주신 드립 커피가 떠 올랐다.
봉녕사에서는 스님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어떻게 표현하였을지 꽤나 궁금해졌다.
수원 봉녕사는 광교산 자락 동수원 톨게이트 근처에 있으며
고려시대 희종 때 만들어진 역사가 꽤 깊은 절이다.
현재는 비구니 승가교육의 요람으로 용주사의 말사이기도 한데
도심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지만
의외로 절 내부에 들어 가면 깊은 산사에 온듯 고요했다.
절 입구에 있는 문화원 '금라'가 바로 카페로 활용되는 곳이다.
행사장과 카페를 함께 활용하는듯 카페 내부 한켠에는 무대도 보였다.
봉녕사에서는 절에서 직접 로스팅까지 하고 있고
전문 바리스타가 상주해서 커피를 내려 주고 있다고 하니
우리는 평소 주문하던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를 대신해
특별히 드립커피로 주문을 했다.
주문한 커피는 포트메리온 잔에 예쁘게 담아져 나왔다.
대부분 코로나를 핑계 삼아 일회용잔을 사용하는데
간만에 도자기 잔을 보니 너무나 반가왔다.
솔직히 절이라는 공간의 특수성만 생각했지
커피 맛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진 않았다.
그런데 커피 한 모금 입에 무는 순간
나의 생각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바로 깨달았다.
커피는 너무 맛있었고 감동적이었다.
팀장님과 나는 서로의 놀란 눈을 바라보며
너무 좋음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동안 다녔던 수요커피회의 모든 커피 중에 단연 최고였다.
정갈하게 잘 가꿔진 절의 모습처럼
커피에도 얼마나 그 정갈함과 정성을 쏟아 부었을지 보이는듯 했다.
그래서 어떤 종류의 커피인지 궁금해서 물어 봤다.
"파나마 게이샤입니다~"
파나마 게이샤라니?
높은 등급은 아니지만 분명 파나마 게이샤란다.
어쩐지...
커피의 맛과 향이 너무나 감미롭고 향기롭다고 느꼈더니
파나마 게이샤였다.
절에서 직접 로스팅을 하고,
전문 바리스타가 내려 주니
5,000원에 이런 좋은 드립을 먹을 수 있나보다.
카페 입구에는 커피를 가는 맷돌이 놓여져 있는데
주말에 와서 절에서 로스팅한 원두를 구입하면
맷돌을 돌려 갈아 갈 수가 있다고 한다.
맷돌로 간 커피라니 이 또한 멋진 일이어서
언젠가 주말에 와서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