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커피회> #12. 용인 커피볶는자유

[커피 여행, 카페 여행]

by 브랜드숲 이미림

#12. 커피 볶는 자유에 대한 갈망



[이 글은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하던 미팅이 '어쩌다 커피 여행'이 된 것을 기록하는 것으로

돈을 받고 적는 광고성 글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의 커피 여행기임을 알려 드립니다]





이번 <수요커피회>는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카페 '커피볶는자유'를 추천했다.

영동고속도 양지 IC 근처에 있어

안 막히면 고속도로로 30분이면 되는 곳을

교통체증 때문에 1시간은 잡아야 하는 거리라 조금 망설였지만

내가 좋아하는 곳을 팀장님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하필이면 가는 날 새벽부터 폭우가 쏟아져

고속도로는 교통체증으로 거북이걸음을 했다.

전날 새벽까지 일을 하느라 비몽사몽인 정신을 깨워 가며 운전을 했다.

다행히 동쪽으로 갈수록 맑아지는 하늘에 기분도 좋아졌다.



사실 이곳은 나의 오랜 단골집이다.

의왕에 있는 커피볶는자유부터 자주 다녔고

친구들과의 모임도 이곳에서 했으며

최근까지 원두를 주문해서 마시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집에서 로스팅을 하느라 자주 못 사 먹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두를 주문한다면 주저 없이 선택하는 곳이기도 하다.



카페가 용인으로 옮겨지고 사장님과 어느 정도 친분이 쌓였을 즈음

난 사장님의 로스터리 룸을 구경할 수 있게 되었고,

사장님의 커피 인생을 들여다보는 기회도 되었다.



직장 동료가 건넨 케냐AA의 드립 커피가

평범한 사장님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했다.

그 커피 맛에 반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로스팅을 시작했고

직장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커피 연구에 몰입했으며,

그 과정에서 2년 동안은 가족의 생계를 사모님한테 맡겼고

비로소 수많은 고생 끝에 가게를 열 수 있었다고 했다.


아무 걱정 없이 진심 로스팅을 하고 싶었다는 그 간절한 소망이

바로 브랜드로 표현된 '커피 볶는 자유’'였다.



용인의 ‘커피볶는자유’는 의왕과 달리 조용한 북카페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여유 있는 공간과 차분한 분위기는

집 근처에 있으면 슬리퍼 끌고 나와 커피 한잔 마시며

책 한 권 천천히 읽고 노트북으로 일을 하면 좋을 그런 카페다.



우리는 늘 그렇듯이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를 주문했고,

까다로운 입맛의 팀장님은 커피맛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 역시 커피맛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언제 먹어도 좋은 맛이었다.


언젠가 원두를 사 가면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받아간 일이 있었다.

못 먹고 그냥 집으로 가져가서 저녁 늦게 마셨는데

드립 커피처럼 맛과 향이 살아 있어 깜짝 놀랐었다.

보통의 아메리카노는 식으면 쓴맛이 강한데

식은 아메리카노도 맛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곳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가 주로 다녔던 카페는

커피맛이 좋으면서 잘 꾸며진 대형 카페 위주로 다녔다.

하지만 이곳은 경치가 좋은 곳도 아니고, 대형 카페도 아니며

큰 도로 옆에 위치해 있어 다른 카페들과는 좀 많이 다른 곳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 특별할지도 모르겠다.

로스팅이 중심이고, 로스팅을 위해 옮겨온 곳이다 보니

창문 밖으로 보이는 도로 위의 차들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팀장님의 말에

나는 영화 <바그다드 카페>를 생각했다.


지나는 길에 재충전하고 잠시 쉬어가도 좋고

책이나 노트북 들고 혼자 와서 일해도 좋으며

가볍게 테이크 아웃해서 기분 좋게 들고 가도 좋을

커피볶는자유는,

한 잔 커피로 마음 따뜻하고 행복해지는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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