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여행, 카페 여행]
[이 글은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하던 미팅이 '어쩌다 커피 여행'이 된 것을 기록하는 것으로
돈을 받고 적는 광고성 글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의 커피 여행기임을 알려 드립니다]
"초록이 가기 전에 이사님과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어요!"
팀장님의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다음 여행지에 대한 고민을 모두 접어 버렸다.
까다로운 팀장님의 취향을 알기에
얼마나 맛있을 커피와 얼마나 좋을 분위기가 있을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렇게 떠났던 오늘의 커피 여행지가
바로 용인 동천동에 있는 로스터리 카페, 카페다작이다.
늦여름의 햇살이 좋은 9월의 계절에
하늘은 더없이 푸르렀고, 구름은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차를 타고 달리는 커피 여행자의 마음도 설레임으로 가득해졌다.
가끔 초록을 마주하고 싶을 때 이곳을 찾는다는 팀장님은
얼마 전에도 친한 동료에게 추천을 해주어
어머니와 함께 선물 같은 여름 초록을 즐기고 갔다 했다.
왜 초록이 가기 전에 함께 커피를 마시고 싶었는지
카페 1층에 들어서 보면 바로 확인이 가능했다.
1층은 창을 활짝 열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바깥의 초록을 카페 안으로 들여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초록 앞에서 커피 한 잔을 하면
신선놀음 부럽지 않은 초록멍을 즐길 수 있다.
팀장님이 가장 애정 하는 그 자리엔
이미 다른 손님이 초록을 마주하고 있어
우리는 햇살 가득한 테라스에 자리를 마련하고
늘 그랬듯이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를 주문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든다는 케이크도 한 조각 추가 헸다.
마주 앉은 초록 너머로 파란 하늘과 구름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봐도봐도 지치지 않을 초록이지만
비 오는 날의 짙은 초록도, 빛바랜 가을날의 고운 단풍도
언제든지 좋을 것 같은 풍경이었다.
어쩌면 사계절이 다 좋을지도 모르겠다.
초록의 호사를 아낌없이 누리는 사이에
하트 가득 품은 카페라테와 따뜻함을 깊이 품은 아메리카노가 나왔다.
품위 있는 커피의 맛과 향이 입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좋다. 너무 좋다.
파란 하늘 아래 구름이 좋고,
햇살 아래 초록이 좋으며,
이 자리에서 마시는 맛있는 한 잔의 커피가 너무 좋다.
나의 평가가 어떨지 궁금해하던 팀장님의 입가에
안도의 미소가 흘러나옴을 느꼈다.
팀장님은 테라스에 놓인 화분을 보며
"화분 관리를 잘하는 곳이 청소 상태도 깨끗해요!"라고 한다.
듣고 보니 그랬다.
화분의 작은 생명까지도 일일이 신경 쓰는 사람은
마음도 따뜻하고 꽤나 부지런한 사람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물을 가지러 갔다가 다양한 잔들이 정리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드립 커피가 담겨 나가는 잔이라고 한다.
드립 커피를 마실걸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아쉬우면 다시 오는 거라고
다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저 웨지우드 플로렌틴에
에티오피아를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쁜 팀장님을 먼저 보내고,
시간적 여유가 조금 있었던 나는
팀장님이 애정 하던 그 자리에 다시 앉아 보았다.
초록이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 깊숙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가을을 맞이하는 9월의 산바람과 산 공기가 참 좋았다.
카페를 나서면서 들어올 때 불편했던 간판을 다시 보았다.
건물에 올려진 서체와 입간판의 서체가 너무 달라
간판만 보면 다른 곳으로 착각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쿠폰에 있는 로고의 서체도 달랐던 것을 생각하니
조금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대다수의 소규모 개인사업자들은
이러한 브랜드의 통일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 이곳도 간판 하나씩, 쿠폰을 따로 추가하면서
그때마다 마음에 드는 컬러와 서체를 올린 듯했다.
간판 하나를 세울 때 적은 돈이 드는 게 아니기에
쉽게 바꾸라는 조언도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다음에 정리할 기회가 된다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생각해서라도
일관성 있게 사용하시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