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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키토 사진전

@그라운드시소 이스트

by 상상만두


알렉스 키토 사진전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가로수길, 보드라운 억새가 수놓은 가을 들판, 첫눈이 쌓인 겨울 아침 풍경이 없다면 우리 일상은 얼마나 메말라 있을까요? 마음보다 빠르게 흘러가는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자연은 때맞춰 우리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물합니다. 잠시 멈춰 서서 자연을 감상하는 일은 현실을 잊게 하는 위로이자 살아갈 힘을 재충전하는 시간이 되어주곤 하죠.

미국 중부 캔자스 시티 출신의 사진작가 알렉스 키토는 일상에 지칠 때 카메라를 챙겨 산에 오릅니다.

<알렉스 키토 사진전>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으로 마음의 평화를 전하는 알렉스 키토의 작품을 통해 일상 속 작은 휴식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알렉스 키토의 첫 전시인 이번 서울 전시는 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네 가지 주제를 조명합니다.
작가에게 의미 깊은 장소인 콜로라도부터 일몰과 일출의 빛,
예술가로서 성장하려는 마음가짐,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발견한 작은 순간을 담은 작품들을 통해 작가의 독창적인 시선을 만나 보세요.

작가의 고유한 관점과 색감으로 포착한 풍경 사진을 감상하며 잠시나마 여러분의 마음에 평온함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꿈을 좇아가는 작가의 여정이 여러분에게 작은 영감이 되면 좋겠습니다.


처음 보는 작가보다는 그라운드시소의 기획력을 믿으며 티켓을 구매했습니다.

사진이 평면적이어서 벽에 걸어만두면 밋밋한 느낌이 들어 아무 감흥을 얻지 못하는데 늘 그라운드시소는 그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탈피해서 전시 기획을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전시도 그런 평면적인 느낌을 탈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알게 됩니다.

연출에 따라서 이렇게 다른 메시지나 느낌을 받을 수 있구나 놀라며 즐겁게 작품 감상을 했습니다.


잘 찍은 사진은 손으로 그린 일러스트의 느낌이 듭니다.

평화로운 모습들을 포착해서 전달해 주는 작가의 메시지를 잘 느낄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아름다운 풍광을 같이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는 측면에서 참 즐거운 전시관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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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하다가 작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는 점도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구매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감상을 하니 더 와닫는면도 있었습니다.

"이걸 거실에 놓으면?, 입구에 놓으면 아침마다 설레겠다"하는 마음이 들어 새로운 전시 관람이

된 것 같습니다. 꼭 구입하지 않더라도 그런 마음으로 전시를 눈여겨보시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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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KITTOE


알렉스 키토는 미국 중부 캔자스 시티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조금만 외곽으로 가면 드넓은 산악지대가 펼쳐지는 곳이죠. 산을 보며 자란 덕분에 자연의 아름다움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눈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케팅을 전공하던 대학 시절, 단기 유학을 떠난 스페인에서 추억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사진에 매료된 그는 미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여가 시간을 온통 사진 촬영에 할애하며 직장 생활과 사진 작업을 병행했고, 2022년 전업 사진작가가 되었습니다.


Adobe, Expedia 와의 협업뿐만 아니라 다수의 출판물에 작품이 소개되었고, 미국, 튀르키예, 이탈리아, 스코틀랜드에서 전시를 개최하여 세계 곳곳의 사람 들과 만났습니다. 알렉스 키토에게 사진은 일종의 탈출구입니다. 그는 바쁘게 흘러가는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사진을 찍을 때만큼은 세상의 나머지 부분이 사라지는 듯한 진정한 평화를 느낍니다. 그의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꿈결 같은 고요함과 평화로움은 작가의 감정이 사진에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입니다. 매일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몰두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행운을 느끼며 알렉스 키토는 오늘도 카메라를 챙겨 길을 나섭니다.


웃는 인상이 참 선하네요. 그래서인지 사진들도 다 순둥이 같은 느낌이었어요.

소년 같은 인상을 주는 것 같아 그의 작품이 기대됩니다.



삶에 지쳐 스트레스가 많을 때 알렉스 키토는 카메라를 들고 산책에 나섭니다. 미국 콜로라도의 드넓은 산을 정처 없이 걸으며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 삶의 작은 순간들. 작가를 움직인 네 가지 영감을 따라 알렉스 키토의 평화로운 사진 세계로 떠납니다.



01.

콜로라도의 사계


저에게 콜로라도는 특별합니다. 가족과 수많은 휴가를 보내고, 스노보드를 배우고, 처음 필름 사진을 찍은 곳이죠. 험준한 산과 목가적인 전원이 어우러진 이곳은 발길이 닿는 곳마다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울창한 침엽수림과 날카로운 산봉우리, 생동감 넘치는 야생동물과 맑은 호수까지요. 지금까지 콜로라도의 수많은 산길을 탐험하며 같은 곳을 여러 번 지나다녔지만, 계절마다 풍경이 뚜렷하게 바뀌는 덕분에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어요.



A QUIET AFTERNOON | edition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3


자연 속에 확 들어온 것 같은 느낌입니다. 평화로운 풍경입니다.



ODD ONES OUT,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아니 도대체 어떻게 이런 앵글을 찾아냈을까요?

마치 일부러 조경을 한 것처럼 화면의 균형감이 기가 막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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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TED IN,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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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FAMILIAR PATH,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이 길은 스팀보트 스프링스의 리타 밸런타인 도그 파크 근처로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특정한 목적지로 향하는 길이 아니라 원점으로 돌아오는 순환형 도로예요.

이 지역에는 아름다운 산속 주택이 많아서 산장 스타일의 집을 감상하기에 좋아요. 이 길을 한 바퀴 도는데 25분 밖에 걸리지 않지만 저는 머리를 식히거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을 때 이 길을 자주 걸어요.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포크 음악을 들을 때도 있지만 아무 음악 없이 자연의 소리에 집중할 때도 있어요.

새들이 지저귀고, 풀밭이 바람에 흔들리고, 멀리서 강물이 흐르는 소리처럼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를 온전히 느낄 수 있죠.

여름이면 제가 자주 찾는 곳이에요.


평범한 길이지만 안정감을 줍니다. 길을 따라 멀리 가보는 상상을 잠시 해봤습니다.



저를 가장 잘 나타내는 작업은 콜로라도 사진이에요.
이곳에서 10년을 살며 카메라를 처음 만나고,
사진작가로서 나만의 스타일을 찾았어요.
콜로라도의 산악 풍경은
제 영감의 근원이자 뮤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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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OWS,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1


차가운 밤의 혹독한 기운과 따뜻하고 아늑한 오두막 내부의 분위기를 대비적으로 담고 싶었어요. 무척 추운 날이었지만 대형 삼각대와 2kg이 넘는 카메라, Mamiya RZ67을 들고 깊은 눈 속으로 들어갔죠. 처음으로 장노출을 시도했어요. 당시에 제가 깊이 빠져 있던 에드워드 호퍼의 Nighthawks(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에서도 영감을 받았어요.


사실, 이 오두막은 현재 부모님이 살고 있는 집이에요. 은퇴를 한 후 산속 오두막을 구입하셨죠. 오두막 외부는 전형적인 시골 스타일이고, 내부는 서부 개척 시대를 연상시키는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요. 다양한 예술 작품이 있어서 이곳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많은 영감을 받곤 해요.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나만의 장소가 있다는 건 정말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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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MINATION,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1


사진 속 벽면 앵글과 실제 벽을 일치시켜 연출에 새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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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RING RIVER,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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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UNFAMILIAR PATH,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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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IN PLAIN SIGHT,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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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THICK OF IT,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2


나무와 하늘의 색감이 환상적입니다. 이 광경을 포착하고 얼마나 즐거웠을까요?

아주 이국적인 풍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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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LORFUL EVENING, NORWOOD, COLORADO, USA, 2024


매년 가을이면 아버지와 형과 함께 엘크 사냥을 하러 외딴 오두막으로 떠나요. 오래된 가족 전통이자 저에겐 사진 찍기 좋은 특별한 여행이죠. 가을 산은 옅어지는 초록색과 불타는 듯한 황금빛, 붉은빛, 주황빛으로 가득해요. 게다가 인위적인 산책 코스가 만들어지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돌아다니며 다른 사람들이 거의 보지 못하는 풍경을 만날 수 있죠. 이 사진은 여행 첫날밤에 찍었어요.


잎이 떨어지기 시작해 앙상하게 드러난 얇고 곧은 나뭇가지 사이로. 밤이 되기 전 아직 남은 빛이 풍경을 환하게 물들이는 순간이었죠. 이 여행은 자연에 몰입하고, 미지의 땅을 걸으며, 변해가는 산의 아름다움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예요. 물론 사냥을 할 땐 콜로라도 공원 및 야생동물 관리국의 규정을 철저히 따릅니다.


하늘의 구름이 거의 추상화처럼 멋진 풍광을 만들어냈네요.

색감정말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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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RRIES, GEORGETOWN, COLORADO, USA, 2022


풍경 속을 달리는 기차 찍기를 좋아해요.

기차는 인간의 창의성과 자연의 조화를 잘 보여주는 발명품이라고 생각해요. 이 거대한 기계가 고요한 풍경 속을 가로지르는 모습, 시끄러운 엔진 소리와 강철 구조물이 주변의 아름다움과 어우러져 만드는 극명한 대비가 저에겐 묘한 향수와 시간을 초월한 듯한 감각을 불러일으켜요. 특히 1884년에 완공된 조지타운 루프 철도는 은광업이 번성했던 콜로라도의 과거로 옮겨간 듯한 느낌을 주죠.


험난한 지형을 통과하기 위해 곡선과 고가교를 활용한 이 멋진 철도는 광산업이 쇠퇴함에 따라 약 50년 후 폐쇄되었지만, 현재 관광 목적으로 다시 운영되고 있어요.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와 눈보라, 웅장한 산맥을 포착할 수 있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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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URST OF COLOR, RIDGWAY,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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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THE PINES,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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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ING WINDOW,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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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ST IN THE VALLEY,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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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ERS OF A SKI TOWN,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3


우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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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 SHACK,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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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LER'S COURT,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3




INTO THE BLIZZARD,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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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FOG,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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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S GLOW,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몇 년 간 콜로라도의 눈보라를 제대로 찍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 사진은 제가 기대했던 그대로 나왔죠.


어느 겨울,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탔어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던 중에 거대한 나무 위로 안개처럼 눈보라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목격했죠. 얼른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 눈 덮인 나무들이 안갯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찍었어요. 하지만 그 후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죠. 실수로 카메라를 리프트 아래로 떨어뜨린 거예요. 카메라는 약 20미터 아래로 떨어졌고, 저는 리프트에서 내리자마자 카메라를 찾았어요. 다행히 카메라는 고장 나지 않았고, 필름에는 이 사진이 담겨 있었어요.


이 일을 계기로 리프트를 탈 땐 항상 카메라에 스트랩을 연결해 손목에 걸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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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E IN NATURE, NORWOOD, COLORADO, USA, 2022




AUTUMN REFLECTIONS, NORWOOD,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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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LIGHT, OVER THE VALLEY NORWOOD,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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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UMN PATH, NORWOOD,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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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ETWEEN THE ASPENS, NORWOOD,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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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WEST,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A FIELD OF WILDFLOWERS, CLARK COUNTY, COLORADO, USA, 2024


하루 종일 촬영을 위해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카우보이들이 도로를 건너는 모습을 봤어요. 오랫동안 제가 담고 싶었던 바로 그 장면이라는 걸 직감했죠. 비포장 도로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통해 이 장면을 찍었어요.


콜로라도의 여러 지역 중에서도 스팀보트 스프링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곳의 문화 때문이에요. 콜로라도의 산악 도시 대부분은 상업화가 많이 진행되었어요. 관광객을 위한 스키 명소와 기념품 가게, 레스토랑이 즐비하죠.


하지만 스팀보트 스프링스는 전형적인 '카우보이 타운에 가까워요. 이 지역은 대부분 목장 제대로 이루어져 있어서 소와 말, 헛간, 대대로 이어져 온 광활한 농지를 쉽게 볼 수 있죠. 저는 이곳이 스키 타운이면서도 서부 목장 마을의 분위기를 잃지 않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어요. 작년에 찍은 사진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THE MARINA, GRAND LAKE,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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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KED, STEAMBOAT LAKE, COLORADO, USA, 2024







DISTANT PEAKS | edition, VAIL, COLORADO, USA, 2022



MORNING LIGHT, KREMMLING,, COLORADO,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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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IN SOLITUDE, BEAVER CREEK, COLORADO, USA,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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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FUL ISOLATION, LEADVILLE, COLORADO, US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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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GLOW, BEAVER CREEK, COLORADO, USA,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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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ING THROUGH THE ASPENS,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1






BIG RED BARN,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외곽 도로의 굽이진 길에 자리 잡은 이 헛간은 콜로라도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예요. 저는 산에 둘러 싸인 목가적인 풍경에 끌리곤 하는데 이 헛간의 선명한 색감은 특히 인상적이었죠.


소유주를 알지는 못하지만 목장이 넓게 펼쳐진 걸 보면 꽤 큰 목장을 운영하는 것 같아요. 언젠가 이 헛간에 들어가 보면 좋겠지만 낯선 사람에게 촬영 허가를 구하는 일이 제 성격상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앞으로도 이곳을 계속 찾아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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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LOOKING OUT,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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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MIDDLE OF WINTER,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2





촬영할 때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겨울이에요.
눈은 아주 부드럽고 몽환적으로 보이니까요.


MORNING MIST,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1





WINTER REFLECTIONS, WOLFORD MOUNTAIN RESERVOIR, COLORADO, USA, 2023




CONTRASTING COLORS, WOLFORD MOUNTAIN RESERVOIR, COLORADO, USA, 2023




A WARM WINTER DAY, BEAVER CREEK, COLORADO, USA, 2021




PINK CLOUDS,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4









일출과 일몰의 색감에는 말로 다 하기 어려울 만큼
꿈같고 초현실적인 느낌이 있어요.
이 장면들이 멈추고 감상할 마음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사실에
늘 감탄합니다.




02.

고요한 빛의 축제


저는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색감을 사용합니다. 일출과 일몰은 하루 중 빛이 가장 극적으로 변하는 시간이에요. 제가 사진 찍기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죠. 세상이 깨어나기 전에 일어나 파스텔 톤의 새벽하늘을 보며 하루의 시작을 반갑게 맞이하고, 붉게 퍼지는 노을 앞에서는 하루가 저물었음을 깊이 느끼며 위로받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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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GLIMPOSE OF THE SUN, RABBIT EARS PASS, COLORADO, USA, 2023


뒤에서 라이트가 나오는 형태라서 석양의 모습이 사지보다 더 리얼해 보였습니다.

방식이 새로운 건 아니었지만 너무 주제와 잘 어우러지는 방법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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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NING THROUGH THE TREES, RABBIT EARS PASS, COLORADO, US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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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KING OVER THE HORIZON,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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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RISE IN A MOUNTAIN TOWN,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3


항상 달에 끌렸어요. 해 질 녘이 되면 카메라를 들고 목적 없이 주변을 거닐곤 하죠. 일몰이 기대에 못 미칠 때도 있지만, 또 가끔은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아름다운 순간을 만날 수 있죠. 이 날이 바로 그런 날이었어요. 저무는 빛이 만들어낸 보랏빛 하늘에 둥글게 뜬 보름달이 조화를 이루었죠.

따뜻한 날씨 덕분인지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밤이 더욱 평온하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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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LIGHT OVER THE PASS, RABBIT EARS PASS, COLORADO, USA, 2023





새벽하늘을 배경으로 선명히 드러나는 달의 분화구는 거대한
우주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상기시켜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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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ING TIME, VAIL,, COLORADO, USA, 2021




WAITING FOR YOU | edition , STEAMBOAT SPRINGS, COLORADO, USA, 2022


앞에서 이미 소개한 오두막이에요. 겨울 사진을 찍고 나서 몇 년 후, 여름에 다시 이곳에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따뜻한 빛과 저녁의 어두운 보랏빛 하늘을 담기 위해 해가 지기를 기다렸어요. 다행히 제가 기대한 것보다 더 멋진 색감의 조화를 포착할 수 있었죠.






03.

세상에 없는 곳


회화 작품을 연구하면서 화면 구성과 색의 사용에 대해 끊임없이 영향을 받습니다. 특히 모네와 에드워드 호퍼,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을 좋아합니다. 독특함을 지닌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자유롭게 창작하는 실험적 작업이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동안 제가 찍은 사진을 오리고 붙여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새로운 풍경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죠.



예술가로서 성장하려는 마음은 저에게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익숙한 작업에서 벗어나 완전한 창작의 자유를 느끼기 위해
디지털 콜라주 작업을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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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TO PASTURE,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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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OTHER SIDE, 2024


옆집 잔디가 더 푸르게 보인다는 영어 속담이 있어요.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한국 속담과 비슷하죠. 우리는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이 현재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보다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지는 알 수 없어요.


저는 이 작품을 만들면서 동굴 안에서는 바깥세상이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듯한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제가 일이 바빠서 여행을 갈 수 없을 때 느낀 갇힌 듯한 감정과 바깥세상의 경이로움에 대한 동경을 반영했죠.


이탈리아 친퀘테레에서 찍은 동굴 구도를 그대로 활용했고, 그 안에 프랑스에서 찍은 산과 강, 이탈리아에서 찍은 보트와 해안의 일몰, 콜로라도에서 찍은 산을 조합했어요.

새 떼를 넣고 싶어서 세계 곳곳에서 촬영한 새를 한 마리씩 추가했어요. 최종적으로 17장의 사진, 25개의 레이어, 별도의 질감이 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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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HE WILDFLOWERS GROW,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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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MING FREE, 2023


처음으로 동물을 넣은 콜라주예요.

저는 말을 정말 사랑해요. 말은 온순하고 친근하고 우아하기도 하죠. 멀리 산이 보이는 들판에서 풀을 뜯는 말들의 모습은 참 평화로워요. 저에겐 말이야말로 평화의 상징처럼 느껴져요. 아이슬란드에서 촬영한 사진으로만 작업했기 때문에 각각의 사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어요. 마지막 공간에서 이 콜라주 속 사진들을 만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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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ET LIVING, 2024


이 작업을 할 때 콜로라도 전원의 아름다움에 대한 존중을 담는 한편, 꿈같은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몬트로즈에서 한 줄로 걷고 있는 소와 말 사진을 찍었을 때 이 사진으로 콜라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시골에서 고요하게 격리된 듯한 느낌과 단순한 삶에 대한 동경을 담아 제목을 붙였어요.

시골에서의 삶은 힘들기도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조용하고 단순하게 살 수 있는 순간들로 가득 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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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HE WILDFLOWERSIGROW,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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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LD WINTER NIGHT,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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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G FOR THE RIDE,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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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NG THROUGH, 2023





04.

삶의 작은 순간들


지금까지 약 37개국을 여행했어요. 여행할 때 계획은 거의 세우 지 않아요. 낯선 곳에서 눈에 띄는 모든 것을 사진에 담으며 방황하기를 좋아하죠. 그러다 보면 우연히 아름다운 장면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물론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하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장면을 찍을 수 있어요.




ROAD TO THE MOUNTAINS, Big Sky, Montana, USA, 2023


미국 50개 주를 모두 방문하는 것이 목표예요.

천천히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죠. 국내를 여행할 때는 정말 단순하게 아름다운 풍경을 찾고,

사진으로 잘 담아내는 데에 집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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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ONG THE COASTLINE, SANTA BARBARA, CALIFORNIA, USA, 2022

ARIZONA, US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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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 WALK, SCOTTSDALE, ARIZONA, US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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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UTHOUSE, BIG SKY, MONTANA, USA,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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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FRONT, SCOTTSDALE, ARIZONA,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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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OP OF RED, PALM SPRINGS, CALIFORNIA, USA,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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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NOON TENNIS, SCOTTSDALE, ARIZONA, USA,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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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MMERING BOAT, WHITEFISH, MONTANA, USA,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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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ING PATHS, KIAWAH, SOUTH CAROLINA, USA, 2023





MOONRISE OVER THE DESERT SCOTTSDALE, ARIZONA, USA, 2023




ORANGE BURN, SCOTTSDALE, ARIZONA, USA, 2023




LATE ONE AFTERNOON, SCOTTSDALE, ARIZONA, USA, 2023




HORSES IN WYOMING, WYOMING, USA, 2024




EARLY MORNING IN SCOTTSDALE, SCOTTSDALE, ARIZONA, USA, 2022




OTHERWORLDLY, SCOTTSDALE, ARIZONA, USA, 2021





A SENSE OF PEACE, JOSHUA TREE NATIONAL PARK, CALIFORNIA, USA, 2023


캘리포니아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독특한 지형과 생동감 넘치는 색감으로 가득한 곳이에요. 잎사귀가 단점처럼 생긴 조슈아 트리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 모습도 이 지역만의 특별한 매력이죠.

사막과 산이 품은 연한 갈색이 밤이 다가오며 생긴 노을의 부드러운 그러데이션과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DUNES, PISMO BEACH, CALIFORNIA, USA, 2020




COZY CABIN, LOWER WHITEFISH LAKE, MINNESOTA, USA, 2021




A QUIET STILLNESS, KIAWAH, SOUTH CAROLINA, USA, 2023




THE LONE BIRD, KIAWAH, SOUTH CAROLINA, USA, 2023




LAKE DIABLO, LAKE DIABLO, WASHINGTON,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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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 LANDING, KNIK GLACIER. ALASKA, USA, 2022




ON THE EDGE, KENAI FIORDS NATIONAL PARK, ALASKA, USA, 2022




알래스카에서 도로로 다닐 수 있는 곳은 전체 면적의 20% 밖에 되지 않아요.
여행하는 일주일 동안 자동차, 기차, 보트 헬리콥터, 수상기까지 타야 했죠.
덕분에 외딴 장소까지 갈 수 있었고, 제 경험은 더 풍부해졌어요.
알래스카의 다양한 매력이 사진 속에 그대로 담겨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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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LORFUL EVENING, DENALI NATIONAL PARK, ALASKA, USA, 2022


알래스카의 여름에는 밤 10시가 돼야 해가 저물어요. 해가 길 때였지만 하필이면 이날은 하루 종일 날씨가 흐려 사진을 찍기엔 아쉬웠죠. 그래도 일단 카메라를 챙겨서 데날리 국립공원 근처 마을을 돌아다녔어요.


어느 순간 갑자기 구름 사이로 빛이 뚫고 나오며 거대한 무지개가 떠올랐죠. 날씨가 어떻든 간에 밖으로 나가면 예상치 못한 멋진 순간을 만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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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AP, ALASKA, USA, 2022


이 사진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연어 낚시 캠프로 이동하는 수상비행기 안에서 촬영했어요. 알래스카는 험난한 지형 탓에 자동차로 다니기 어려운 지역이 많아서 이런 소형 수상비행기가 필수적인 교통수단이에요.

공중에서 작은 비행기를 타고 촬영하는 건 태어나 처음 해본 특별한 경험이었죠.


울창한 숲 사이로 보이는 강이 사진에선 무척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무와 강 모두 엄청난 크기예요.

알래스카 자연의 광활함이 사진에 극적으로 잘 담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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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BRIDGE, DENALI, ALASKA,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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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A SEAT, THE ALASKA RAILROAD, ALASKA,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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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OLATION, DENALI, ALASKA,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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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WO TRAINS MEET, ALASKA,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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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TING THROUGH KENAI, KENAI FJORDS NATIONAL PARK, ALASKA,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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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BEND ALASKA,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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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PING WITH CAUTION, PORTAGE VALLEY, ALASKA, USA, 2022



나무 멋지네 하고 보다가 곰 한마리가 떡하니 매달려 있는걸 보고 헉 했다.

맞다 곰이 나무를 잘탄다고는 들었지만 저렇게 높이 올라가는줄은 몰랐다.

실제 숲에서 곰을 만나면 엄청 무서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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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BEARS, PORTAGE VALLEY, ALASKA, USA,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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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INS BY THE COAST, REYDARFJÖREUR, ICELAND,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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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BINS IN THE DISTANCE, MJOEYRI COTTAGES, ICELAND, 2023




아이슬란드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 중 하나로,
저에게 끝없는 모험의 감각을 남겼어요.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단 일주일 동안 무성한 야생화 들판, 거친 해안선,
우뚝 솟은 산맥, 빙하, 화산암 지대 등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지형을 마주했습니다.






RAINBOW IN THE DISTANCE | edition

GRUNDARFÖRDUR, ICELAND, 2028



8일간의 아이슬란드 여행 첫째 날에 찍은 사진이에요. 렌터카를 타고 유명한 키르큐펠스포스 폭포에 가는 중이었는데, 폭포보다 멀리 보이는 마을에 더 눈길이 갔어요.

마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구름이 걷히며 파란 하늘이 드러났고, 선명한 무지개가 하늘을 가로질러 마을 위에 내려앉았어요. 완전히 계획에 없던 일이었지만 그날 찍은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되었죠.




VAST VALLEY, FAGURHÖLSMÝRI, ICELAND, 2023



목가적인 풍경에서 말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예요.
특히 독특한 갈기와 매혹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말들이
아이슬란드 전역에 퍼져 있었어요.
자연과 어우러진 말의 아름 다움은 제가 사진을 찍을 때 좋아하는 주제 중 하나죠. 사실 말을 촬영하는 것 이상으로 말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좋아요.
침착하게 말에게 다가가 반응을 살피며 살짝 쓰다듬어 보기도 하죠.
저에겐 이 모든 게 보람 있는 경험이에요.



THE HERD, RANGÁRPING EYSTRA, ICELAND. 2023


IN A ROW, VESTRAHORN, ICELAND, 2023



ROAMING IN THE VALLEY, HELGAFELLSSVEIT, ICELAND, 2023



GRAZING, HELCAFELISSVEIT, ICELAND, 2023




STARE DOWN, HELGAFELLSSVEIT, ICELAND, 2023




UP CLOSE AND PERSONAL, HELGAFELISSVEIT, ACELAND, 2023



역시 말이 최고네요.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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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두의 작은 순간들


나무 틈새로 들어온 볕늬에

시선이 끌려 보게 된 야생화 모습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그 작은 것에서 우주를 보았다.



당신이 꿈을 향해 달리고 온 마음을 다해,
그 끝에서 마주할 세상을 발견하길 바랍니다.
저는 그 여정에 작은 영감을 더해주고 싶을 뿐이에요.



참 꼼꼼한 전시였던 것 같습니다.


이 전시에서 느낀 점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꾸준히 하다 보면 결국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당장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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