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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달튼 브라운

빛과 바람의 화가, 잠시, 그리고 영원히

by 상상만두





몽환적인 풍경 Ethereal, 2025, 198.1 x 114.3 cm, Oil on linen


앨리스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주제를 바탕으로 상상해 완성한 작품이다.

"2025년이라는 해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작가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저는 이제 86세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 나이에는 더 이상 작업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삶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운 작품들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깊이 감사하 고 있습니다."


저 나이에 자신 있게 자신의 행위를 설명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멋지다.

역시 오래 하는 것이 답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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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입구부터 작가가 영감을 받은 커튼과 상징적인 그림을 두는 것만으로도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합니다. 이렇게 주제 의식을 서머리 하듯이 앞부분에 배치하는 방식이 요즘 연출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작가의 세계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앨리스 달튼 브라운 회고전:

잠시, 그리고 영원히

Alice Dalton Brown Retrospective : In a Moment, Forever


찬란한 빛이 스며드는 창 너머, 바람이 머무는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작가,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예술 세계를 소개합니다. 이번 <앨리스 달튼 브라운 회고전: 잠시, 그리고 영원히>는 앨리스의 초기 작품터 최근 작품까지 140여 점의 원화와 드로잉, 스터디 작업을 감상할 수 있는 그녀의 예술 인생 전체를 조망하는 최초의 전시입니다.


화가로서 앨리스의 삶은 그녀가 바라본 세계와 함께 천천히 변화해 왔습니다. 결혼과 육아로 집 안에 머무르던 시절, 작가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과 커튼의 움직임, 벽에 드리운 그림자를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러다 점차 창밖으로 시선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건축물의 외부와 자연의 풍경으로 확장되었던 그녀의 시선은 이후 다시금 안식처로서의 내부 공간으로 회귀합니다. 이러한 여정은 작가가 포착한 순간의 빛과 정적 속에 깃든 움직임, 그 경계의 미묘함을 따라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앨리스의 시선이 머물렀던 세계를 따라가며 그녀가 탐구해 온 조형 언어와 감각의 흐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화면 위에 정교하게 배치된 수직선과 수평선, 그 위를 가로지르는 곡선은 정적이면서도 생동감 있는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손에 닿을 듯 세밀하게 묘사된 빛과 바람과 공기의 결이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을 잠시 잊게 만들고, 깊은 내면의 고요에 이르게 합니다. '잠시'의 감각은 작품 속에 영원히 머물며, 여러분의 기억 속에 잔잔한 파문을 남길 것입니다. 지금, 이곳에서 여러분만의 감각으로 앨리스의 시간을 마주해 보시길 바랍니다.





1. 시작된 순간 Early Works (1961~1978)


앨리스 달튼 브라운은 평생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하며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왔습니다. 이번 섹션에서는 그런 작가의 시작을 알 수 있는 초기작들을 선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소개되는 특별한 작품들입니다. 이 시기 작품들은 다소 어두운 색조와 강한 명암 대비를 활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고전적인 사실주의 스타일을 따르며, 공간과 사물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창문, 변, 계단, 문과 같은 건축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단순한 풍경화라기보다 구조적인 질서가 반영된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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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나선 Double Helix

1970, 30.5 X 87 cm, Acrylic on canvas


이 작품은 1968년, 앨리스가 셋째 아들 에릭 마틴(Eric Martin)을 임신 중이던 해에 제작된 것으로, 같은 해 제임스 왓슨 박사가 <이중나선(The Pouble Helix)>을 출간했다.

엘리스는 출산을 위해 병원에 머무는 동안 이 책을 읽었고, 생명의 분자인 DNA는 그녀에게 특별한 상징으로 다가왔다. 이전 'Chimes' 시리즈에서 사용한 색을 등일하게 사용했으며, 부드러운 배경과 날카로운 선이 대비되는 구도는 이후에도 계속 탐구한 주제 중 하나다.




갤러리 속 두 여성 Two Women in a Gallery 1968, 69.9 x 21.6 cm, Acrylic on paper

갤러리 속 두 여성 Two Women in a Gallery. 1968, 99 ×21.6 cm,

Coloraid paper and oil pastel on paper



갤러리 속 두 여성 Two Women in a Gallery, 1968, 10x33 cm, Acrylic on canvas


두 여성의 모습을 담은 이 세 작품은 앨리스 자신과 친구를 상징한다.

한 인물이 친구에게 예술을 만들거나 전시를 보러 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는 장면이다.

이처럼 하나의 이미지를 다양한 매체로 반복하며 구상을 발전시키는 방식은, 이후 앨리스의 주요한 작업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유니언 스프링의 부엌 Union spring kitchen, 1963, 83.8 x 121.9 cm, Oil on Canvas


뉴욕 주 중심부의 농촌 마을 유니언 스프링스는 에릭이 교사로 일하던 곳이자, 앨리스와 에릭 부부가 첫 아이와 함께 처음 살던 집이다. 이 작품은 그 집 주방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가가 말하는 추상화 | Abstraction in the Artist's Words


195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처음으로 강렬한 추상미술을 접했습니다. 마크 로스코의 작품은 제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 이후로 줄곧 저는 추상미술을 사랑해 왔습니다. 오늘날 한국에도 비범한 추상 작업을 보여주는 작가들이 있지요.


제가 스무 살이던 1959년에는 추상표현주의가 미국 미술계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대학의 교수들은 이 새로운 예술 사조만을 인정하며, 서양미술이 20세기를 거치며 '진보'해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사실주의는 지적으로 수준이 낮은 단순한 '삽화' 취급을 받고 있었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저 역시 추상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그리 독창적이거나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저는 주변의 시각적 세계에 더 이끌렸습니다. 매력적인 형태와 흥미로운 배열을 가진 장소와 사물들, 대개 그 이면에는 심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죠. 미술사 수업을 통해 다양한 시대와 문화의 뛰어난 사실주의 회화를 접하면서, 그 시각적 표현을 뒷받침하는 훌륭한 구도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작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확신도 가지게 되었어요.


저는 현실 세계 안에서 추상을 발견했습니다. 이후에 제가 그린 비구상 회화는 실재하는 사물을 암시하거나 색채와 질감에 대한 실험인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제 추상 작업을 통해 어떤 형태나 건물이 지닌 상징처럼 그 이면에 있는 의미들을 자주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저를 찾아가는 여정은 무척이나 흥미로웠고, 저는 천천히 저만의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밍의 헛간 Fleming Barn 1965, 61 x 45.7 cm, Conte crayon on paper



제노바의 지붕들 Genoa Roofs 1965, 61 x 45.7 cm, Conte crayon on paper


뉴욕주 제노아 인근에서 마주한 헛간을 그린 이 작품은, 특정 장소보다 구조물의 형태와 그로부터 비롯된 시각적 인상에 집중한다. 앨리스가 거주하던 지역의 일상 풍경 속에서 포착 한 이 장면은, 장소를 넘어 형태와 빛, 이미지 그 자체로 깊은 여운을 남긴다.



헛간과 나무들 Barns and Trees, 1965, 61 × 45.7 cm, Conte crayon on paper


이 작품은 앨리스가 동네 풍경 속에 자리한 헛간과 나무들을 여러 차례 드로잉하며 관찰한 결과물이다.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의 조화와 그 속에서 느껴지는 정취를 앨리스는 담아내고자 했다.



하드에지, 소프트그라운드 Hardedge, Sofiground, 1964



차임시리즈 색채 연구 1- 형태 Chimes Color Study I (shapes), 1969



차임시리즈 색채 연구 II - 선 Chimes Color Study II (lines), 1969



차임 시리즈 색채 연구 III - 각도. Chimes Color Study III (Angles), 1969



황톳빛 집 콜라주 Tan House Collage, 1969, 33 x 25.4 cm, Mixed media on scrap paper



멕시코풍 주택 콜라주 Mexicanouse Collage, 1969, 33 x 25.4 cm, Mixed media on scrap paper


이 작품은 에릭이 대학원에 다니면 시절, 앨리스가 초등학교에서 시간강사로 일하며 아이들이 남긴 색종이 조각들을 집으로 가져와 만든 작업이다.

아이들이 잠든 후 너무 피곤해 그림을 그릴 수 없었던 앨리스는 바닥에 누워 그 조각들을 이리지리 움직이며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었고, 이를 붙여 완성했다. 이 색감은 앨리스가 멕시코에서 보았던 칠해진 집들을 떠올리게 한다.


추상화가 유행하던 시기에 노력했던 모습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지붕이 보이는 헛간 Barn: Roof Selection, 1973, 22.9 x12.1 cm, Watercolor & oil pastel on paper



헛간, 마당의 한 장면 Barn: Yard Selection, 1973, 22.5x 13.2 cm, Watercolor & oil pastel on paper






1-1 농가의 풍경 Borscabe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 북부 시골로 돌아온 앨리스는 농가의 풍경에 시선을 빼앗깁니다. 헛간과 곡식 저장고인 사일로는 그녀의 작품에서 마치 조각품처럼 강렬한 형태감을 드러냅니다.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대상을 조형적으로 관찰하고 또 포착하는 앨리스 특유의 예술적 여정의 시작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빛과 그림자에 따라 변화하는 소박하고 아름다운 전원의 풍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리키의 소 Ricky's Cow, 1976, 45.7 x 61 cm, Oill over acrylic ground


앨리스가 아들 리키(Rickgy)에게 선물로 만든 작품으로 작품 속 소가 더해져

한층 더 사랑스러운 느낌을 준다.

• 리키(Ricky)는 앨리스의 셋째 아들 에릭 마틴(Eric Martin)의 애칭이다.



기억 속의 헛간 Barn Remembered, 1972, 40.6 x 30.5 cm, Acrylic on linen



공간 사이 Space Between, 1972, 61 x 45.7cm, Watercolor on Paper



플레밍의 하얀 사일로 Fleming White Silo, 1976, 71.1 x 53.3 cm, Oll on canvas



멀리 보이는 언덕 (제노바 헛간) Distant Hill(Genoa Barn),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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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관계 3 Relationships,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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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4 Artist's not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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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의 헛간들 Barns Along a Hilltop, 1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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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드는 모퉁이 Sunlit corner, Study, 1978




초록 지붕. Green Roof, 1974



다양한 도구와 앵글들을 연구한 모습이 좋네요.

무언가를 알아 간다는 것은 이렇게 다양한 시도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네시 거리 헛간. 서쪽, Genesee St.Barn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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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와 관혹이 있는 모퉁이 Co-op corner, 1978, 76.2 x 121.9 cm, Oil on can vas


대형 건물의 한 구석을 그린 유화로, 빛, 환기구, 배관, 관목이 어우러져 흥미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앨리스는 이 장면에 상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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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사일로 Winter Silos, 1976, 127 x 167.6 cm, Oil on Canvas



관계 Relationship, 1978, 20.6x119.4 cm, Watercolor on paper





눈에 팍 와 꽂히는듯한 빨간색 때문에 시선을 빼앗셨습니다. 강렬합니다.

멀리서도 햇살의 강렬함을 느낄 수 있네요. 가슴이 뛰는 한 순간을 캡처한 작가의 관점이 마음에 듭니다.

배경 선택도 참 잘한 것 같습니다.

나중에 기념품 샵에서 결국 엽서로 구입했습니다~^^




에버딘 Evadene, 1961, 127 x 111.8 cm, Oil on composition board


작품 속 인물 애버딘(Evadene)은 앨리스의 친구로, 앨리스의 집을 방문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유화는 조르주 루오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양면으로 제작되었다. 이는 앨리스가 작가로 성공하기 전 생활이 여유롭지 않아 한 캔버스를 양면으로 활용해 작업했음을 보여준다.


* 조르주 루오(Georges Rouault, 1871-1958)는 프랑스의 표현주의 화가로, 두꺼운 검은 윤곽선과 강렬한 색채를 사용해 종교적이고 덕적인 주제를 주로 다룬다, 그의 독특한 화풍은 스테인드글라스 회화라 블리며, 많은 현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I fought for the time to make art.
작품을 위한 시간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어요.



에버딘 Evadene, 1961, 127 x 111.8 cm, Oil on composition board



계단 옆 나무 그림자 Tree Shadow with Stairs, 1977, 167.6 x 127 cm, Oil on canvas


나무 그림자 Tree Shadow, 1977, 167.6 x 137 cm, Oil on canvas


나무와 탁자의 그림자 Shadowof Tree & Table, 1977, 182.9 x 152.4 cm, Oil on canvas


여행 중 우연히 마주한 실제 헛간을 그린 작품으로, 인상적인 그림자에서 영감을 받아 같은 장면을 바탕으로 세 점의 작품을 완성했다.

가사와 그림을 병행하던 작가의 내면적 긴장이 이 이미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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