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미술관 19세기 컬렉션
Section 2.
19세기의 실내 풍경화는 전례 없는 속도로 변화하던 당대 사회의 서사를 담아내는 장르였다.
이 시기에는 물질적 여건뿐 아니라, 인간과 환경, 세대와 성별, 계층 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기반이 되는 여러 요소들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었다 화가들은 실내 풍경을 통해 이러한 사회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했으며, 동시대 가정의 모습은 물론 그 안에 반영된 사회적 규범과 인간관계, 나아가 가족 구성원 간의 역할 변화까지도 세심하게 담아냈다.
이때 가구나 소품, 직물, 조명과 같은 실내 장식 요소들은 이야기 전개의 핵심적인 장치로 작용했으며, 작가가 붙인 작품 제목 또한 서사의 흐름을 유도하는 중요한 '문학적 요소'였다.
ARISTORIC INTERIORSS
19세기 초 모습을 통해 당시의 교육 이념과 이상적 인간상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기대는 역사나 문학 속 인물을 이상화해 극적으로 묘사한 장면들에서도 드러나며, 그를 통해 당시 사회가 추구한 인간상의 모습이 구체화된다.
MIDDLE CLASS INTEIORS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된 19세기에는 중산층이 급속히 성장하며, 이들의 이상과 생활양식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화가들은 연회, 식사, 여가 공간 등에서 펼쳐지는 이들의 일상을 회화에 담아냈다.
이러한 작품은 중산층이 지향하던 삶의 이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이면에 자리한 허례허식을 은근히 풍자하기도 한다.
루이사 디 샤르트르 공주, 샤르트르 공작, 마리아 디 발루아 공주, 종이에 유채, 92 × 135 cm
알렉상드르 장 뒤부아 드라오네 파리, 1791- 베르사유, 1834
클레멘티나 디 보졸레 공주, 느무르 공작 폐하, 주앙빌 왕자 폐하, 종이에 유채, 92 × 135 cm
알렉상드르 장 뒤부아 드라오네 파리, 1791- 베르사유, 1834
팡티에브르 공작, 몽팡시에 공작, 오말 공작, 종이에 유채, 92 × 135 cm
알렉상드르 장 뒤부아 드라오네 파리, 1791- 베르사유, 1834
알렉상드르 장 뒤부아 드라오네는 프랑스 궁정 화가로, 본 작품은 루이 필리프 1세와 양시칠리아 왕의 딸 마리 아멜리 드 부르봉 사이에서 태어난 열 자녀 중 아홉 명을 묘사한 세 점의 연작이다.
원래 다섯 점으로 구성되었으나 이후 분리되었다.
1828년, 여섯 살에 사망한 팡티에브르 공작이 포함되어 있고, 1816년에 사망한 자녀는 등장하지 않는 점 등을 바탕으로, 제작 시점은 1828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장교 제복의 형제들과 교양 있는 자세의 자매들, 장난감을 든 막내 몽팡시에 공작은 당시 왕실 자녀에게 기대된 역할과 이상을 보여준다. 이들의 어머니인 마리 아멜리는 프랑스 왕비로 재위하며 유럽 각국 왕실과의 혼인 관계를 통해 '유럽의 할머니'라는 별칭을 얻었으며, 그녀의 자손에는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 멕시코 황후 카를로타, 불가리아 왕 페르디난도 1세, 스페인 왕비 메르세데스 등이 포함된다. 이는 작품의 인물들이 유럽 왕실의 중심인물들이었음을 시사한다.
신화를 담은 공간
19세기 전반, 고대 미술과 고전 신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던 시기, 제나로 말다 렐리는 폼페이에서 발굴된
벽화에서 영감을 받아 나폴리 왕궁 천장화에 큐피드와 프시케의 이야기를 구현하였다.
아름다운 그리스여! 이제는 쓸모없게 된 슬픈 유적이여!
쇠락하여 영원하지 않음에도 여전히 위대하도다!
Fair Greece! sad relic of departed worth!
Immortal, though no more; though fallen, great!"
- 조지 고든 바이런 Lord Byron
비너스에게 스틱스 강물을 바치는 프시케
Venus receiving water from the River Styx
프시케를 올림푸스로 데려가는 머큐리
Mercury carrying Psyche to Mount Olympus
머큐리가 프시케를 신들에게 소개하다
Mercury presents Psyche to Jupiter
프시케의 결혼식
The wedding of Psyche
제나로 말다 렐리, 나폴리, 1795/96- 1858, 1840- 1842, 캔버스에 유채, oll on canvas, 24 × 43 cm, Invs. OA 1402, 1403, 1404, 1401
제나로 말다 렐리는 1820년대부터 나폴리 화단에서 활약한 화가다. 왕립 미술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부르봉 왕가가 주최한 전시회와 왕립박물관 도서의 삽화 작업에도 참여했으며, 폼페이와 헤르쿨라네움 출토 벽화에 영감을 받은 장식화를 다수 제작했다.
본 습작들은 1837년 나폴리 왕궁 화재 이후, 연회장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말다 렐리가 천장화를 제작하기에 앞서 그린 것으로, 1840년 페르디난도 2세가 직접 매입한 뒤 현재까지 카포디몬테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작품의 주제는 아폴레이우스의 『변신』에 등장하는 '큐피드와 프시케' 이야기로, 신화적 서사를 고전 양식으로 재해석한 19세기 정식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로 스파놀레토 - 열정과 예술, 1867, 캔버스에 유채, 66 × 44 cm
마리아 데 루카, 활동기: 1866- 1873
비앙카 카펠로와 프란체스코 데 메디치, 1867, 캔버스에 유채, 78 × 102 cm
아틸리오 팔리아라, 1851- 1889년 사이 나폴리에서 활동
아틸리오 팔리아라는 극적인 장면과 감정 표현에 능한 작가다. '비앙카 카펠로와 프란체스코 데 메디치'는
르네상스 시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비밀스러운 관계 끝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연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화려하게 꾸며진 실내에서 조용히 교감하는 두 인물은, 부드러운 조명 속에 멜랑콜리한 분위기로 그려진다. 사건의 재현보다는 두 사람의 유대에 집중한 이 작품은 정교한 복식과 세밀한 공간 묘사를 통해 낭만주의 역사화의 전형을 보여준다.
주교의 오찬, 1861, 패널에 유채, 47 × 115 cm
주세페 데 니티스, 바를레타, 1846- 생제르맹앙레, 1884
주세페 데 니티스는 나폴리 아카데미에서 퇴학당한 후 레시나 학파에 합류해 화풍을 연마했으며, 파리로 이주한 뒤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다. 1874년에는 제1회 인상주의 전시에도 참여했다. 주교의 오찬>은 데 니티스가 열일곱 살에 완성한 초기작으로, 사실적인 공간 감각과 섬세한 관찰력을 보여준다.
'베토벤'을 위한 습작, 1900, 캔버스에 유채, 46 × 92 cm
리오넬로 발레스트리에리 체토나, 1872- 나폴리, 1958
리오넬로 발레스트리에리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대표작 '베토벤'으로 잘 알려진 화가다. 본 작품은 그 대표작을 위한 습작이다. 작품은 작가가 체류하던 파리에서의 기억을 반영하고 있다. 화면 중앙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인물은, 몽마르트르의 다락방에서 함께 생활했던 문인 주세페 바니콜라이며, 배경 역시 그들이 실제로 거주했던 공간으로 추정된다.
전면에 앉아 있는 인물은 작가 자신이며, 곁에 앉은 여성은 정면을 응시하며 관람자에게 시선을 보내는 듯하다.
풍경이 아니라, 인물과 사물을 그리는 것, 상상된 것이면서도 동시에 진실한 것
To represent figures and things, not views,
but imagined and true at the same time
- 도메니코 모렐리 Domenico Morelli
서민의 실내
19세기 회화는 종교나 신화를 다루던 전통적 주제에서 벗어나, 가정의 일상과 사람들의 삶,
그리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점차 반영해 나갔다.
부엌 내부, 1827, 캔버스에 유채, 120 × 105 cm
빈첸초 아바타 나폴리, 1803- 1866
디테일이 정말 대단합니다. 부엌의 모습을 선명히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빈첸초 아바티는 나폴리 왕립미술학교에서 수학하며, 무대 디자이너이자 실내 화가였던 루이 니콜라 르말슬에게서 극적인 공간 연출 기법을 익혔다.
'부엌 내부'는 대형 주방의 구조와 분위기를 사실적으로 포착한 아바티의 대표작이다. 측면 창으로 스며드는 자연광은 사물의 형태와 질감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질서 정연하게 놓인 냄비와 식기, 조리 도구들은 세밀한 묘사와 재질 표현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졌다.
전시된 작품 중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그림이었습니다.
공간 연출이 정말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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