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1 집권당이 빠진 함정

304명의 목숨과 1명의 목숨

by Braun

Q. 당신이 탄 KTX는 시속 300km로 달리고 있습니다.

급하게 다음 역의 책임자에게 전화가 옵니다.

그대로 직진하면 304명의 사람을 죽이게 되고, 방향을 틀면 1명이 죽습니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사람이 1명을 선택합니다. 착잡한 마음에 망원경으로 보니, 그 1명이 내 어머니입니다.

다시 304명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이유를 떠올립니다. "304명은 잘못된 곳에 애초에 서있었어. 1명은 위험을 피하고 있었다고!"


세월호와 공무원 피살 모두 구호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월북이 피살의 정당성이 된다면 수학여행 중 사고는 왜 나라에서 보상해야 하나요? 나이가 어려서? 학생이어서? 단체로 죽었기 때문에?


60세의 목숨 값은 18세보다 싸지 않습니다. 옆집 가족의 죽음이 당신 가족의 죽음보다 다행이지 않습니다.

현 정권에서 죽은 사람이 전 정권에서 죽은 사람보다 덜 안타까울 수 없습니다.


Q. 당신이 탄 KTX는 두 번째 역에 다다릅니다.

다시 다급한 연락이 옵니다.

그대로 직진하면 나의 6촌 이내 가족과 지인 304명이 죽고, 방향을 틀면 모르는 1명이 죽습니다.


처음과 같은 선택을 하셨습니까? 혹시 두 번째 질문을 보고 첫 번째 선택을 바꿀 생각이 드셨습니까?

공정과 정의는 어렵고, 모두 지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것이 공산주의가 실패한 이유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좀 더 공정하고 정의로워져야 합니다. 노력해야 합니다. 그 노력은 가짜 공정과 정의에 대한 분노로 이어져야 합니다.



keyword
이전 01화#8 공정한 과정과 정의로운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