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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내부를 공격해야 사는 나라

한국인의 배타적 성향과 정통성에 관한 집착, 이분법적 사고

by Braun

섬에 막힌 바다를 가지고 있으며 본토와 분리된 반도국가. 섬과 반도 그 어떤 이점도 없는 지리적 위치. 대륙/바다 어느 쪽이든 침략만 당한 나라. 근대에 당한 식민지배와 동족살육의 비극까지. 우리는 세계 그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불우한 환경을 가졌다.


방어에 취약한 환경은 배타적 사고와 효율성을 강요한다. 효율성은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고 방어를 위해 에너지를 쓰도록 한다. 이러한 방어에도 수차례 비극을 겪으면 원인을 내부에서 찾게 된다. 침략으로 인해 자의적이지 않은 개방을 반복하게 되면 순수혈통/집안과 같은 것에 집착한다. 그때부터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분류는 시작되고 언젠가 닥칠 비자발적 개방에 대비하는 방어적 태세가 생활화 된다.


이런 굴레가 수백 년 이어지면 외부를 정벌하거나 침략하는 생각은 아예 접게 되고 내부의 단속에 혈안이 된다. 이런 사상검증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이분법적 사고다. 오로지 찬반으로 나누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빠르게 내부를 결속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이 바뀌더라도 이러한 특성은 쉽게 바뀌기 힘들다. 부모는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자식을 바로 잡기 바쁘고, 최대한 튀지 않는 사람으로 길들이기 바쁘다. 나와 다르면 틀린 사람이라고 학습시키며, 비교를 통해 자극하는 동기부여를 즐긴다. 누군가처럼 되라고 하기보다 누군가처럼 되지 말라는 학습이 익숙하고 칭찬보다 비난을 즐기며 감사하는 마음보다 더 부러워하고 가지도록 채찍질한다.


지금도 미중러일의 틈바구니에서 허우적대는 이 나라에 건전한 국민성이 깃들 희망이 있을까?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매년 OECD 자살률 1위라는 뉴스는 메아리처럼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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