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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배진 May 02. 2022

좋아하는 것 vs 잘하는 것

선택의 기로에 선 나에게, 그리고 당신에게

아쉬탕가 수업을 들었다.

얼마 전 요가원을 옮긴 데다, 아쉬탕가 수업은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 미리 걱정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동작들을 잘 몰라서 많이 틀리기도 하고, 또 (내 수준에서) 취하기 어려운 동작도 꽤 있어서 계속 주변을 힐끗거렸다. 그 결과 동작을 따라 하는데만 급급한 가운데 수업이 끝났다.


수업 중에 내 속의 수다쟁이의 목소리가 자꾸만 들려왔다.


'아 나는 언제 저 동작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아직도 이것밖에 안되는구나... 얼마나 더 해야 잘하게 되는 걸까?'


'언제까지 해야-'라는 마음은 많이 벗어버린 줄 알았는데, 이 촉박한, 비교의 마음이 다시 떠오른 것이었다. 문득 오늘의 요가가 즐거웠다면 내가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언제 잘하게 될지, 내 포즈가 멋진지 아닌지는 상관하지 않았을 테다. 그저 '하고 있음' 그 자체가 좋으니까 비교의 마음보다는 '계속하고 싶다', '더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을 거라는 것. 그런데 오늘은 낯선 환경에서 낯선 요가를, 게다가 거울까지 있는 환경에서 하다 보니 나 스스로에 집중하기보다는, 타인을 바라보고 틀리지 않는 일에 집중했고, 그 결과 비교의 마음이 올라온 것이었다.


무슨 일을 하든 ‘재미’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인 것 같다. 그게 어떤 영역이라도 세상에는 나보다 더 잘하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고, 내가 만약 ‘잘하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나는 계속 '나보다 더 잘하는 누군가'를 보며 좌절할 테니 말이다. 누가 나보다 잘하고 못하고 가 중요하지 않고, 그냥 내가 그것을 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좋은 일이 진짜 좋은 일이구나. 그래야 오래 할 수 있겠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은 수련이었다.


다음 수련에는 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기를!


오늘도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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