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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고래 Jul 28. 2021

적당함을 발견하는 방법

오늘도 지나쳤다.

지난 월요일 하타 수업에서는 우르드바 다누라사나를 비롯한 후굴 자세에 집중했다. 평소 자신 있는 자세였는데, 이렇게 몸을 뒤집어 천정을 향해 활처럼 둥글게 말고 손을 점차 발목에 가져가니 허리 뒤쪽, 허벅지에 고통이 강하게 느껴졌다. 요가를 하며 처음 육성으로 욕을 뱉을 뻔했다. ‘아 미치겠네...’

그래도 견뎠다. 그리고 월요일의 수업은 그렇게 땀을 한 바가지 흘린 채로 끝이 났다.


화요일 수업은 빈야사. 좋아하는 수업이라 듣고 싶었다. 목요일은 야근 예정이라 이번 주는  수요일까지 3 요가를  가겠다고 했기에 망설이지 않고 수업을 예약했다.


월요일 수업이 워낙 고강도라, 몸이 욱신거렸지만 아주 초급일 때는 월요일 하타 후 이튿날 요가원에 간다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몸이 아팠으므로 갈등 없이 수업에 가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요가 실력 향상의 증거’처럼 느껴졌다.


화요일 수업에서도 머리서기와 암발란스  고난이도 동작들이 이어졌고, 몸을 사리지 않고 모든 동작을 해내고자 노력했다. 힘들었지만 머리서기에 성공했고, 암발란스에서도 약간의 발전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수요일) 아침이 되었다. 누운 상태로 눈을 뜨는데 문득 숨을 가빠르게 휴휴후- 몰아쉬는 스스로의 모습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이틀의 고강도 수련이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숨을 빠르게 몰아쉬는 행동은 요가를 할 때 너무 고통스러운데 동작을 유지하거나 더 나아가기 위해 노력할 때 하는 일인데 아침에 무의식적으로 숨을 몰아쉬다니...


그 아침에 깨달았다. 역시 ‘무리’였다는 것을. 이틀이나 난이도 상의 요가 수업을 연달아 나간 것은 내게 무리였는데... 나는 요즘 요가동작이 예전보다 더 잘되고, 전굴에서도 발전이 있었으니 이정도 강도는 소화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것이다.


내 상태를, 내 수준을 잘 못 판단했다.


요가를 막 시작했을 때 요가&필라테스 선생님으로 일하는 친구에게 ‘왜 어떤 사람들은 주 5회도 요가를 하는데, 나는 3회도 힘드냐?’며 속상함을 토로했더니 ‘네 몸에 맞게 수련을 해. 무리하다가 빨리 몸이 망가지고 더 수련을 못하게 된 사람도 많아.’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때 잠시 ‘수준에 맞게 스텝바이 스텝’하고 생각했거늘... 이 욕심부리는 병은 잠시 깨닫는다고 고쳐지는 것이 아닌가보다.


빨리 고쳐지지는 않지만 자주 되새기면 건강한 정도의 욕심을 부리는 내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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