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고등 아이를 데려다주고 텃밭에 갔다. 2월의 텃밭은 어떻게 되었을까. 가을에 심어둔 양파와 홍산마늘, 봄동, 상추, 가랏나물, 시금치가 겨우내 폭설을 잘 견뎠을지 궁금했다.
집 근처 농장에 도착하니, 아주머니께서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히 돌아다니신다. 농장에서 아르바이트하시는 아주머니신데 이제 2026 농사작업을 시작하시려나 보다. 부지깽이밭을 갈려고 하는데, 부지깽이 새싹이 나고 있다며 이를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하셨다. 대왕 단호박이 후숙이 잘되었다며 집에 가져가라고도 하신다.
마늘과 양파는 끝잎이 노랗게 변했지만 추위를 잘 견디고 있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주변 흙을 모종삽으로 긁어 덮어주었다. 봄동 중에서 실한 게 몇 개 있었고, 가랏나물, 시금치는 봄의 태동과 함께 기지개 켜기를 준비 중이었다. 다음번 겨울에는 더 두꺼운 보온 비닐로 자체 미니 비닐하우스를 제작해 줘야겠다.
3월 감자농사 시작을 위해 2025년 농사 잔해를 정리하기도 했다. 배추와 무를 뽑았던 자리의 검정 비닐 제거하기, 잡초매트 걷어 탈탈 털고 오이 지지대 위에 말리기, 노끈 등 잔해물 줍기. 모든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담아 차에 실어왔다.
2026년에도 텃밭 사용료 15만 원을 입금하고 1년 농사를 이어갈 생각이다. 누군가는 그 15만 원으로 실컷 마트 장을 보겠다고 하는데,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과 건강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하는 소리일 것이다. 올해는 나물 종류에 집중하여 재배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