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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급자족 Oct 28. 2024

남편의 소불고기

아침에 잠에서 깼다. 그 상태 그대로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 현관문 잠기는 소리가 들린다. 7시, 남편이 1시간 거리 직장으로 출근을 했다. 부엌으로 나가보니 인덕션에는 아직 hot이라는 표시가 떠있다.


냄비 하나와 프라이팬이 놓여있다. 뚜껑을 열어보니 팽이버섯 아욱 된장국과 소불고기다. 팽이버섯 식감을 좋아하는 초등 딸을 위해 섯을 많이 넣은 듯하다. 더 이상 세계과자점에서 수입산 양념범벅 팽이를 사 먹지 말라는 결연한 의지가 보인다.


어제 아침, 텃밭에서 아욱을 따와서 내가 아욱된장국을 끓였다. 이 없었다. 남편에게 된장국을 소생시켜 달라는 부탁을 했다. 두부와 팽이로 소생시켜 놨다. 버리지 않아도 된다.

텃밭 아욱


식탁 위에는 내가 좋아하는 마늘도 조각내놨다. 아침에 소불고기에 곁들여 먹으라는 뜻 같다.  밭표 부추 무침도 놓여있다. 늘 내 사는 탄수화물 대신 텃밭루꼴라 샐러드. 중독성 있는 건강한 맛이다.

텃밭 루꼴라
텃밭 부추


된장국을 한술 떠먹어보니 구수하다. 가을 아욱은 대문을 잠그고 먹는다더니 맞는 말이다. 소불고기는 냄새도 나지 않고 맛있다. 애들이 일어나면 따뜻하게 아침을 먹여 학교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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