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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Intro

누구나 처음은 존재하기에,

by 손익분기점


첫 시작


엄마의 뱃속에서 따뜻하고 고요한 세상을 떠나 처음으로 세상의 공기를 마주한 순간부터, 우리는 매 순간 새로운 경험과 마주하게 된다. 매 순간 마주하는 일부 새로운 경험은 인생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내가 처음 대중음악이라는 것을 처음 접했을 때는 2005년 외할머니댁에 휴가를 가는 차 안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윤도현의 ‘사랑했나봐’이다. 나는 아직도 이 노래를 들으면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수놓은 별들이 보이는 강원도 밤하늘 아래 바람을 맞으며 갔던 그 기억을…


윤도현 - Difference 앨범 커버


처음 들어본 대중가요는 나에게 새로운 세상과 같았다. 그 이후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현재까지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음악 속에 담긴 나의 이야기


나는 학창 시절부터 음악 듣는 것을 좋아했다. 왜냐하면 음악은 마치 2-3분으로 압축해 놓은 한 편의 소설책 같았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나에게 음악 플랫폼은 마치 거대한 도서관 같았다.


거기에 더해 내 플레이리스트 속 음악들은 빛바래 가는 흑백 감정 속에 묻어있는 그 시절 사계절, 온도, 습도, 함께한 사람들 등 모든 기억들을 유채색으로 칠해주어 더욱 뚜렷하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같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유니크한 곡을 찾고 싶거나 일상의 영감을 받기 위해 종종 사운드클라우드라는 음악 공유 플랫폼을 들어가곤 했다. 그 속에는 전혀 가공되지 않은,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날 것의 음악들이 다수 존재했고 그 날 것의 음악들에는 낭만과 청춘 그리고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나는 이런 열정과 패기 넘치는 언더독의 반란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렇게 복합적인 요소들이 서로 뒤섞여 비로소 2018년부터 숨겨진 곡들을 리스너분들에게 소개하는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사실 초창기에는 플리에 수록된 곡들이 다른 플리와 비교했을 때 비주류였기에 리스너들이 그리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또한, 주위에서도 “그게 뭔데 돈도 안되고 힘만 들이는데 뭐하러 하냐”라는 조롱의 말을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이것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플레이리스트 속 곡들은 당시 나의 당시 감정과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 기억할 수 있게 해 주었고 비교적 빛을 보지 못한 좋은 곡을 소개할 타인에게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일기장 및 플랫폼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현재까지 콘텐츠를 제작해 오고 있다.




플레이리스트를 꾸준하게 제작해 오던 어느 날, 문득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 아티스트와 함께 공연을 열어보면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곧바로 계획을 세우고 인디 아티스트들을 섭외하여 2022년 10월 3일 총 6명의 인디 아티스트분들과 '인디 아티스트들의 반란'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ANOTHER FESTIVAL’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합정 프리즘홀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그 이후에도 인디 아티스트들과 함께 인천에 위치한 '멜로다인'이라는 라이브 카페에서 2023년 3월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 일요일 총 8명의 아티스트와 'Melolist'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공연을 진행했다. 이렇듯 음악은 언제나 내 삶 속에 녹아 있었다.


음악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음악 속에는 서사가 담겨있고 그 순간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곳에는 사랑과 이별, 기쁨과 슬픔 등 수많은 감정들이 화음을 이루며 재생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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