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과 봄, 음악이 채우는 계절의 빈자리
겨울의 공허함
나는 항상 이맘때쯤이면 알 수 없는 공허함에 사로 잡힌다. 겨울은 정말로 묘한 계절이다. 같은 추위 속에서도 12월과 1월은 너무나도 다른 온도를 품고 있다. 12월은 어딘가 따뜻한 기대감과 설렘이 감돌고 거리마다 반짝이는 불빛들,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에 사람들은 들뜬 얼굴로 한 해를 마무리할 준비를 하며 그 설렘 속에서 우리는 함께 웃고, 축하하고, 그동안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온기를 나눈다. 하지만 1월이 되면 그 화려했던 불빛들이 서서히 꺼지고, 사람들의 마음도 차분해진다. 새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와 함께,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현실이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하기 때문일까..
그래서인지 겨울의 이 시점에는 공허함이 찾아오는 것 같다. 어쩌면 그건 우리가 계절의 끝과 시작, 그 사이의 공백 속에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12월이 한 해의 끝이라면, 1월은 새로운 시작이고, 그 중간 지점에서 우리는 그 둘 사이의 낯선 틈새를 속에서 방황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감정인지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공허함이 나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을 주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이 맘 때쯤 느끼는 감정을 억지로 밀어내려고 하기보다는, 그 순간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천천히 느끼려고 노력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놓고 잠시 그 안에 감정들을 기록해 놓거나, 글을 써보면서 마음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생각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이맘때쯤 추천하는 곡 G-Dragon의 무제이다.
봄이주는 설렘
봄이 오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봄은 설렘을 담은 계절이다. 봄바람은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간지럽힌다. 아직 채 녹지 않은 아침의 서늘함과 낮의 따스함이 섞여 있어, 그 바람을 맞을 때마다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될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인생에 있어 봄은 새싹이 피어나는 새 생명과 출발과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시기엔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꽃들이 만개하여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설렘을 전해준다. 매서운 겨울을 이겨낸 새싹들이 땅 위로 고개를 내밀고, 짧지만 찬란한 순간을 위해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난다. 그렇기에 유독 봄에 피는 꽃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을 받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봄이라는 계절은 나에게 단순히 사계절 중 하나가 아니다. 내 인생의 전환점마다 늘 봄이 있었고, 그 계절에 만난 소중한 인연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는 물론이고 군대까지, 내 삶의 중요한 시작점에는 항상 봄이라는 계절이 함께했다. 이 계절은 단순히 꽃이 피고 새싹이 돋아나는 시기를 넘어, 나에게는 새로운 출발과 도전의 상징이었다.
이처럼 특별한 인연들이 피어나고 새로운 길이 열렸던 봄은, 내 삶에서 가장 빛나는 계절이자 잊을 수 없는 순간들을 품고 있다. 그래서 나는 매년 봄이 오기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들이 떠오르게 하는 계절이기에, 봄은 언제나 나에게 가장 소중하다.
봄에 들으면 좋은 추천곡 밴드 오월오일의 Last d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