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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코치 신은희 Jul 23. 2021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찾기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

어제 오전 피어코칭에서의 내 주제는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찾기' 였다. 당장 강의가 내일인데 교안이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빌어 새삼 고백하자면, 나는 지독한 임박착수형이다. 일을 안하는 건 아니지만 마감기한이 다가올수록 능률?과 추진력, 몰입도가 높아진다. 물론 의뢰받은 직후부터 강의설계 아이데이션에 들어가긴 하지만 나의 기준이라는게 늘 턱없이 높은 탓에 만족을 잘 모르고 살아왔다.


데드라인은 항상 기똥차게 지켜내지만, 그게 내 밤잠을 깎아먹으면서 한다거나 적지않은 스트레스에 쥐어뜯기며 나오는 결과인 경우가 다반사라 이 또한 미완성 숙제였다.


나는 왜 그렇게 완벽에 집착하는가?


아이러니한건 기업가정신 교육이나 디자인씽킹 교육에서는 내가 '실수예찬론자' 라는 것! 쓰다보니 그건 아마도 참여자들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외치는 암시였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그놈의 완벽주의 집착때문에 번아웃의 굴레에 여러번 갇혔기에 이젠 벗어나고픈데, 나라는 사람이 또 확신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외곬수다. 내가 생각하기에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으면 착수가 더딘 사람이라 참 조직 내에서 적응하기 어려웠었다. 까라면 까야하는데 타당한 이유를 찾아내려 애썼으니 말 다했다.




코칭 대화를 통해 답을 찾고 싶었다.


일단 코치님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1. '내가 너무 생각이 많았구나' 싶었다. 너무 많은 경우의 수를 혼자 미리 계산해보느라고 시작도 안하는 케이스가 나였다. 2. 교육담당자와의 관계지향=의리 추구 성향 때문에 하겠다던 강의라 쉬이 몰입이 안 됐던 이유도 있었다. 내가 요즘 지향하는 내면의 성장이나 인생설계와 같은 장기비전이 아니라 당장의 직무역량강화용 스킬 강의이기 때문에 머뭇거려진 것.


하지만 하기로 선택한 건 나고, 따라서 일단 닥치고 이유 찾기에 돌입했다.


1. ‘모든 사람은 창의적(Creative)이고, 완전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누구나 내면에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으니까(한국코치협회의 코칭철학에서 따옴) 완벽하지 않아도 이미 완전하다.
2. 강의의 빈 부분은 상호작용의 역동으로 채우는 거니까
3. 차라리 망치면 의리 상관없이 연락이 안 올거니까ㅋ
4. 어차피 나라는 사람은 애드립에 강해서 잘 해낼테니까
5. 실수한다면 거기서 또 배울테니까


이유를 찾아내려가다 코치님도 나도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차라리 망치면 된다 라는 배째라 정신이라니ㅎ 완벽주의 지향 강사가 할 말인가?

그런데 내뱉고 나니 썩 마음에 들었다.


실수하면 어때?

완벽하지 않으면 어때?


그 한 건으로 인해 그간 살아온 나 라는 정체성과 존재가 무너져 내리는 것도 아닐터.


사실 더 이면에는, 이왕 하기로 한 거 너무너무 잘해내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컸다. 그래서 얘기를 하며 발견해낸 내 속마음을 쓰담쓰담해주었다.


오늘 단 한 번 만날 그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어때?

나에겐 그간의 내 노력을 잘 알고 있는 나 자신이 있고, 그걸 옆에서 지켜본 가족들이 있고, 지인들이 있다.


나는 나 이지, 강의 실수 한번으로 사라지는 거품이 아니다. 그러나 책임은 다해야지? 은희야? ㅎ


이제 나를 다 설득했으니 다시 책상으로 돌아가보련다. 일하고 나서 찐한 불금을 자축하리라~


Hasta manana~~


P.S. 글쓰다 생각난 노래 하나 추가합니다ㅎ

추억의 노래 들으며 기운 내요 우리^^/


#나는문제없어 by 황규영

https://youtu.be/h8TM4lQxK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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