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코치 신은희 May 12. 2021

내 몸에 정성을 들인다면...

러브 마이 셀프

'아~ 화가 나!'
'오늘 왜 이렇게 일이 안 풀려?'

이렇게 멘탈이 흔들릴 때면 내 발은 가차없이 움직였다. 눈을 뜨면 어느새 나는 과자봉지나 버터오징어, 빵봉지 등을 든채 계산대 앞에 서 있었다. 놀랍지도 않은 반복, 매번 스트레스 받으면 짠매짠매(짠것과 매운것주의라서^^;;)의 향연이 펼쳐지고 이성이 돌아온 후엔 더부룩한 속을 부여잡고 자책하는 식이었다.

작년부터 이어졌던 딜레마는
'나는 3개월에 20kg도 감량하고 이후에도 5kg를 추가 감량할만큼 의지력이 있었던 사람인데, 알면서도 그게 왜 안 될까?'
였다.

코칭을 하다보면, 과거의 성취경험에서 긍정자원을 뽑아내 현재의 나에게 재주입하는 작업을 하곤 하는데 셀프코칭이든 받는 코칭이든 아무리 자문해봐도 과거의 영광은 재현되지 않았다.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현재 #건강한습관만들기 온라인방을 운영하고 계시는 울림코치님과의 지속대화를 통해 점차 발견하게 되었다.

언젠가 코칭통화를 하는데 코치님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예전의 나는 잊어요! 나는 예전의 내가 될 수 없어요! 그저 현재의 나 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어요!"

비교적 단호한 말투였지만 뇌리에 제대로 꽂혔다.

'세상에!!! 나는 자꾸 과거의 나에 집착하고 있었던 거였어!'

나도 모르는 새, 나는 왕년에~ 왕년에~ 하는 셀프꼰대?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에 대해 발견하고, 깨우치고, 현실 운동과 식습관에 적용하다 보니 어느새 나는 살이 빠진게 아니라!???
.
.
.
내 몸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디톡스 할 수 있었다! :)

'더 예뻐지고 싶어~'
'나는 그만 먹을 거야~'
'이거 먹으면 안 되는데~(살찌는데)'

와 같은 생각이나 말은, 결국 현재의 내가 이쁘지 않다는 말이고, 자기혐오에 빠질 수 있는 말이라고 코치님이 일러주셨다.

나는 원래 이쁘고 온전하게 태어난 사람이고, 지금 이대로의 모습도 충분히 이쁘다.

그런데 그걸 내 안에서 보지 않고,

자꾸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고 비교하며
'아~ 나는 못 생겼어'

'아~ 나는 부족해'
라는 수없는 자기검열에 나를 가두었던 나날들과 이젠 작별이다. 쉽지 않은 이별이었지만 이젠 보내주려고 노력한다.

화가 나면 1층에 있는 24시 편의점 또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에 당장 달려가서 내 혀를 달래줬던 나날도 안녕~
아, 물론 아예 밀가루를 끊어야지! 이런 강박과도 안녕~
그저 지금 나의 상태를 알아차려주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걸 더 넣어주는 것!
글처럼 쉽지만은 않은 이 느낌과 행동들을 앞으로 더 지속해보려 한다.


일례로 요즘은 결혼 11년만에 아침에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결혼 11년차라고 모두 주부9단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가사에 관심이 적고, 요리 하는 시간에 차라리 배달버튼을 누르거나 편의식을 사다먹는게 내 일하는 시간을 더 확보해주기 때문이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아이들 음식만 영양가 있게 차려주고 나는 대충 먹어치웠다. 그게 분량이 가늠이 안 되고 불규칙적이다보니 심리적 허기는 가실 줄을 몰랐다.

예전엔 식빵 한 조각만 구워먹었다면 지금은 계란에 토마토도 넣고 시금치도 넣고 버섯도 사서 같이 볶으며 탄.단.지 와 같은 균형도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미 그렇게 해 오시던 분들은 이게 무슨 큰 변화인가 싶겠지만, 요리가 취미나 적성과 거리가 멀었던 나에겐 참 큰 변화다.

그저 반찬을 사온 용기나, 큰 김치 담아놓은 용기에 그대로 담아먹는 용기를 뽐냈던 내가 이제는 (식단 인증의 목적도 있지만) 조금 더 이쁘게 나에게 차려주기 위해 노력해 본다. 접시나 그릇을 새로 사진 않았지만 꽃무늬 밥그릇에 담거나, 반찬도 필요한만큼만 4각 접시에 담아보거나 조금씩 내 몸에 들어가는 음식을 담는 그릇에도 신경쓰는 나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확 달라진 내가 아니라, 내 현실에 맞게 나의 식습관이 건강하게 조금씩 바뀌어가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오늘 전화코칭에서는 "내 몸에 정성을 들인다" 는 표현을 배웠다. 그냥 이뻐지려고 이쁘게 담고 노력하는게 아니라 100세까지 살아갈 내 몸에 지속적으로 건강한 기운을 불어넣어주기!

그래서 매일 걷기를 하고, 요가를 하고, 기쁘게 먹고, 배부르면 멈춘다. 매일 뜻한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내 몸 상태에 매일 귀기울이려 노력을 한다.

지금의 내가 기특하고 이쁘다.


#라이프오브마인드앤바디풀니스 #바람코치 #러브마이셀프

이전 17화 자기돌봄데이가 필요한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