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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코치 신은희 Jan 31. 2022

[월간신은희]2022년 1월호

렌즈 바꿔 보기

1. 이번달의 이름을 지어본다면?

- 렌즈 바꿔 보기

: 회사 들어오기 전, 마치 이전에 하던 모든 것을 못하게 될 것 마냥…혹은 이전에 하던 모든 것을 모두 바꾸고 싶은 마냥… 그간 미뤄왔던 안경까지 바꿨다. 출근 이튿날부터 그 안경을 끼고 다녔고, 출근한 직장이 공공 조직이다 보니 모든 시선과 관점이 바뀌어 버린 한 달이었다. (안경 바꿨던 썰은 to be continued…)


첫 2주는 일이 내 손안에 잡히지 않아 넉다운 되어 그 어떤 SNS에도 접근할 에너지조차 없었고, 그 이후엔 다시 욕심을 부리기 시작해서 녹진녹진해져갔다. 아이디어는 24시간 내내 떠오르는데, 선거법 때문에 그 어떤 액션도 취할 수 없다는 현실이 어이 없었고, 그런 거절 상황에 익숙해지라는 말에 화가 나는 나날…그리고 벌써 1월 31일이라니?


원래대로의 포지셔닝이었다면 1,2월은 조금은 느슨하게 갔던 비시즌?이었지만 1월도 쉴새없이 달리며 물리치료도 틈틈이 갔던 적응의 달이었다.



2. 이번달에 내가 스스로 선택한 일들

[출근 지속]

- 사실 작년의 나, 너무 지쳐 있었기에 합격이 되었어도…심지어 임용식도…갈까말까 망설였던 사람이었다. 1월 2일, 그러니까 첫 출근 전날도 심각하게 고민했다는 과거의 나. 출근을 하고, 그 출근을 지속한 것도 기특한 한 달이었다.


내가 나갈까봐 심히 걱정이 됐던 우리팀엔 그리하여 새로운 암묵적 룰이 생기게 되었다. 바로바로 ‘인수인계 기간 1년’ 말이 인수인계지, 나가지 말라는 이야기. 아니, 퇴사하려면 1년 전에는 얘기하라는 애정 어린 협박정도 되시겠다.


[개인적인 새로운 일 안 벌리기]

- 사실 연초에는 이전에 작업하던 일들을 집에 와서도 다시 컴퓨터를 켜고 마무리하느라 살짝 피곤한 이중생활이 초큼 지속되었다. 강의 의뢰도 계속 오고, 원고 의뢰도 받고 너무 감사한 요청들이었으나 과감히 모두 캇트 캇트! 2022년의 은희는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걸로!


그래도 너무 감사했던 한 전화는 이전 거래처였는데 내 거취가 바뀌었다는 말에 너무 아쉬워하시면서 1년이라고 얘기했음에도, “혹시 중간에라도 거취가 바뀌시면 연락주세요. 강의 의뢰드리고 싶어요.” 라고 말씀해주셨던 건. 그래도 내가 잘 해왔구나 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전화여서 기뻤다.


[적당한 침묵 유지하기]

- 다시 회사를 다니기 이전에, 나를 잘 아는 많은 좋은 분들이 참 도움되는 조언들을 많이 해주셨다. ‘가서 니 몸 불사르지 말아라’ ‘공무원 일은 너무 열심히 하는거 아니다’ ‘너무 튀어도 조직에서 안 좋아한다’ ‘새로운 일 너무 벌리지 말아라’ 등 걱정을 대신 해주셔서 감사했다. 그 중에서도 법구경(法句經)에 나온 삼불(三不)을 알려주셨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불문(不聞) 비방과 칭찬의 소리에 평정을 잃지 않는다.
불견(不見) 남의 잘못을 보려 힘쓰지 말고 남이 행하고 행하지 않음을 보려 하지 마라.
불언(不言) 나쁜 말을 하지 마라.


이에 따라, 회의에서 무슨 일에 대한 의뢰가 있어도 내가 잘한다고 무조건 알은체 하며 나서지 않았고, 너무 좁은 사무실에서 너무 불필요하게 많은 이야기가 오가도 평정을 잃지 않으려 애썼으며,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나 내 손에서 나오는 글도 조심 또 조심하였다.


덕분에 공문서 결재를 일곱 번씩이나 거절한 이력이 있다는 과장님께도, 매번 우리 문장을 공무원스럽게 수정해서 올리신다는 팀장님께도 올렸던 기안이 모두 한번에 통과되어 기뻤던 경험도 가질 수 있었다.


[홍보업무 포함 공무 체계 잡기]

- 연간 홍보 계획서, 월간 홍보 계획서, 주간업무보고 지속

- 홈페이지 관리 (HTML 프로그래밍 오랜만)

- 앞으로 올라갈 홍보게시물 톤앤매너 맞추기 작업

- SNS 채널 재정비(유투브 구독자 수 3일만에 30명 상승)

- 공간 브랜딩 작업 (BI, 컬러, 슬로건, 캐릭터, 홈페이지, 노출프레임, 해시태그 등)

- 홍보 PPT, 홍보 영상 제작

- 전임자 폭탄 처리하기(양도양수계약서 작성부터 이전 성과의 진실 파헤치기 작업)

- 그 외 기타 타 시군 유사 공간 운영방식 및 홍보현황 분석

- 명함 디자인, 배너 디자인 등 홍보 제작물 디자인 및 발주 총괄

- 프로그램 강사 섭외

- 청년자문협의체 네트워크 간담회 개최

- 타 부서 홍보 협조 요청에 부응

- 직원 복지 향상 작업(팀원들 개별 면담, 소소한 마사지 기구 비치, 쑥뜸 떠주기, 빨리 퇴근시키기, 기지개 타임, 회의시간 줄이기, 업무 분담 수시 체크, 자존감 강화)



3. 이번달에 감사한 일들

작년 월간신은희 12월호에 연말정산을 하며 올해 K.B.S. 할 것을 적어놨었는데, 비교적 이번 한 달은 잘 지키게 된 것이 감사하다.


[잠을 잘 자게 된 일]

- 일단 너무 규칙적으로 출근을 해야 하다 보니, 잠이 안 온 적은 이번달 중 딱 두 번! 그마저도 누우면 바로 잠들게 되었다. 원래 올빼미형이라 밤새 일하고 아침엔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아이들 챙겨주고 오후엔 낮잠을 자기도 했는데, 이젠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하니 몸이 먼저 길이 드나보다.


[저녁에 여유가 생긴 삶]

- 공무원이라 내부망을 써서 일을 하다보니, (물론 나는 홍보담당이라 외부망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긴 하지만서도) 집에 일을 싸들고 오지 않았고, 애들 재우고 다시 컴퓨터 켜서 일할 일도 없으니 아이들한테 빨리 자라고 성도 덜 내게 되었고, 무엇보다 집에선 정말 늘어지는 액션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저녁이 생긴 삶이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4. 이번달의 나에게 한마디

- 새로 들어간 조직이 그동안 해왔던 일처리 방식과 너무 달라서 화나는 일 많았지? 앞으로 남은 11개월도 왠지 적응하는데 힘을 다 쓸 것 같은데 어쩌냐… 그러니 너무 애쓰지 말고, 너무 일벌리지 말고, 적당히 하지만 분명하게! 잘 적응하고 헤쳐 나가보자!



5. 다음달에 꼭 이루고 싶은 일들

- 주 3일 이상 만보 걷기/ 식습관 재정비

- 계속해서 잠 잘자기, 집에 일 안 갖고 오기(머릿속으로 일하는 것도 금지! 꿈속에서도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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