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

by 바람코치 신은희

Episode 1. 크리스마스란 무엇인가?

산타딜레마에 빠졌던 나에게 더 큰 깨달음을 주는 우리 딸.

딸이 산타에게. 원했던 선물이 아무리 마트를 뒤져도 찾을 수 없어서 식겁했었다. 쿠팡에 주문해도 다음주 수요일에나 도착이다.

궁색하지만 산타가 입국하다가 코로나 검사 줄이 너무 길어서 담주에 도착한다고 둘러댔다. 그랬더니 딸이 하는 말.

"그렇게 무리해서 오실 필욘 없었는데..."
"그래도 선물받고 싶다며~~"
"크리스마스는 선물받는 날이 아니라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이잖아요. 그러니까 선물보단 예수님 탄생을 축하하는게 낫지 않을까요?"


Episode 2. 가족 간의 돈독함을 쌓는 시간

오전 11시엔 교회 유투브 예배를, 오후 2시엔 각 가정에서 미리 보낸 영상들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직접 만나진 못해 아쉽지만 나름 실시간 채팅을 나누며 웃었다.


이후엔 생일인 둘째가 원하는대로 #아기공룡둘리 영화를 보고 저녁으론 둘째 희망사항인 햄버거를 먹었다. 햄버거 쌓기게임도 함께 했다. 그런데 거슬리는 점은 남편은 자꾸 아까 유투브만 돌려보며 화면 속 남의 애들보고 귀여워 하는게 아닌가.


실존하고 만질수 있는 우리 아이들이 앞에 있는데 화면 속에 빠져있는 남편이 못내 아쉬웠다.


"여보, 이런 날~ 둘째 생일이기도 한데~~ TV와 대화하는것보단 이리 내려와서 우리랑 이 게임 같이 해요." ​

첨엔 안한다고 빼더니 나중엔 자기가 더 열올라서 난리ㅎ 장단 맞춰주느라 애썼다.
#스택버거게임 의 승리는 이미 학교서 한번 해봤다는 우리 딸에게 돌아갔다ㅎ 땅을 치고 속상해 하는 우리집 두남자 어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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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내 회심의 준비코너로 쉬지 않고 몰아갔다. 바로바로 #가족롤링페이퍼!! 엄연히 10년전 결혼 당시 제정한 가정헌법에 특별한 때에는 반드시 편지를 서로에게 쓰기로 약조되어 있건만, 시들한 저 남자. 내 속상해하기보단 다같이 쓰는 자리를 만들어버렸다.

일단 롤링페이퍼처럼 돌리며 각자의 이름이 적힌 카드에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썼다. 둘째는 아직 한글을 못 써서 내가 대필해줬는데, 어쩜 할말도 저리 또박또박 잘할꼬.
"엄마, 사랑해요. 저를 지금까지 잘 돌봐주시고, 맛난것도 많이 차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짧은 문장 속에 이리 큰 맘이 담겨있으니 받아적으면서도 괜시리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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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는 동봉된 #크리스마스트리키트 제작. 우리 남편 하기 싫다고 뺄 땐 언제고, 아주 예술혼을 발휘하고 있다. 섬세하게 색을 쓰길래 감탄했더니 더 난리ㅎ 미워할 수 없겠다.

완성된 미니트리들을 보니 색도 장식도 제각각 개성이 살아있다. 이렇게 서로 참 다르고 예민한 사람들이 한 가족인데 어찌 갈등이 없겠는가. 하나의 트리로 맘을 합하는것보다는 각자 꾸미는것도 존중의 한 방법이다.


기독교적으로 볼때 크리스마스는 아기예수의 탄생일이면서, 마리아와 요셉에게는 가족탄생의 날이기도 하다. 같은 공간에 함께 오랜시간 있는 사람들이지만 진심을 나눌 기회는 많지 않았다.

오늘 이렇게나마 진심을 나누는 자리가 되어서 기뻤다. 내일 바로 가족들의 모습이 변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매번 시도는 해봐야겠다. 우리도 탄생의 기적을 알고 있는 가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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