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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십일아 Oct 02. 2024

모든 말의 끝은 나를 향해 있었다.


어떤 말이 위로가 될지, 어떤 말이 상처가 될지.

어떤 말이 응원이 될지, 어떤 말이 실망이 될지.

어떤 말이 공감이 될지, 어떤 말이 걱정이 될지.

어떤 말이 불안이 될지, 어떤 말이 용기가 될지.


알지 못했다는 말은 핑계였고, 알고 있었다는 말은 착각이었다. 어렸기에 놓쳐버렸다는 말도, 여렸기에 두려웠다는 말도. 그 어떤 말로도 여전히 채워질 수 없었다. 이토록 허전하게 남겨진 마음을 감싸 안으니, 무엇이라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짙고 짙은 시간들이 묻어있었다. 그 시간들에 고이 접혀진 눈물들을 닦으며 흐르는 시간에게 또다시 물었다.


묻었다. 흙먼지를 일으키며.

그 먼지들에 하나하나 슬키면서 마음속 깊이 차오르는 무언가를 가득 짊어지고 내려앉았다. 깊게 파내어 묻힌 자국도, 사방으로 흩날리며 퍼져나간 파편들도 그 어떤 것에도 거짓은 없었다. 그러니 얽매인 채 멈춰서도, 붙잡힌 채 끌려가도 굳건히 다가가갈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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