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애들이 유아기 때 큰애는 요미요미 같은 퍼포먼스 위주의 미술수업 둘째는 초록미술이라는 친환경 지속가능 강조 미술수업을 시키면서 '이 작은 유아미술 시장도 유행과 흐름이 계속 바뀌는 구만'하고 느꼈었다. 하지만 그렇게 트렌드가 자주 변하는 유아기 미술? 예술? 교육에서 일관적으로 큰애도 둘째도 에바알머슨의 대표작을 보고 그 색감을 표현하고 모작하는 수업코스가 있는 걸 보고 이 작가의 작품들은 정말 유아기 아이들의 정서와 창의력 발달에 좋은 영향을 주는구나 생각했다. 어쩌면 그 작품들의 밝은 색감과 긍정적 느낌 때문에 아이들이 선호하는 작품이 된 것일지도.
둘째 아이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치원 초등저학년 방학은 전업맘이든 워킹맘이든 고행의 코스이다.
공교육 돌봄이 배제된 아이의 일상을 채워가려면
번돈을 사교육 시장에 헌납해야 한다.
초등 방학 동안 아파트 상가의 돌봄이 가능한 사교육시장(태권도 피아노 미술 영어) 뺑뺑이는 시작된다.
주말에는 그래도 애들 방학인데
좋은 경험도 시켜줘야 하기에
주변 미술관 박물관 짧은 여행지나 체험코스의 검색도 불이 나게 해서 내 아이가 경험의 빈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줘야 한다.
오늘은 에마알머슨 전시회에 갔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을 관통하는
생의 모든 순간을 찬양하는 그 밝은 에너지에 기운을 받았다.
자녀를 키우고 여행을 다니고
축제의 순간을 느끼며 살아가는 화가 자신을 표현한
그녀의 작품들은 부드럽지만 일관성 있었다
가족과 사랑은 중요한 키워드.
그 가족을 일구고 살아가는 화가 자신이자 엄마이고 아내이고 주인공인 여성은 밝게 빛난다.
그저 블링블링 하게 빛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생의 순간 고민하고 성찰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모든 순간의 주인공이고 주체이다. 마치 나처럼, 우리처럼.
부드럽고
밝고
희망적인 그림들
화가 자신이
삶을 살며
가족 여행 축제 희망 그리고 여성이자 엄마이자 아내인 자신을 그려낸 그림들은
많은 상품들과 디자인에 이용될 만큼 지금 동시대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디자이너로 시작한 작가의 배경답게 그녀의 작품 이미지들은 많은 디자인에 활용되어 친숙하다.
나는 사실 활짝 핀 꽃이라는 그녀의 대표작을 소파 쿠션으로 먼저 만나봤었다.
나는 그녀의 작품들 아니 그 화가 자체에서 미래 가치를 본다.
예술가가 만든 작품이 심오한 연구의 대상이거나 깊은 철학적 의미가 있어서 도슨트의 설명을 들어야 이해 가는 작품들 혹은 혁신적인 작품을 그려내 살아생전 절망했지만 사후에 인정받는 그런 작품들보다는 사실
나와 같은 사람이고 나와 동시대를 살아내고 그 과정에서 받는 영감을 표현하는 화가가 편안하고 밝고 담담 하게 그려낸 그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나를 발견하는 게 좋다.
24년의 대한민국은 여전히 워킹맘에게 관대하지 않다. 유년기와 사춘기의 아이들인 내 자녀들의 일상도 돌아보면 편안하지 않다.
그 아이들을 키워내며애들에게 남들이 누리는 정도의 물질을 주고 싶어 발버둥 치는 삶을 관통하는 나도 녹록지 않다. 하지만 그런 과정에서 점점 느끼는 건 내가 지키고 유지해 가는 가족과 여성성, 혹은 모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깨닫고 내가 가진 힘의 가치를 알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아이의 방학을 맞아 찾은 전시회에서 느꼈다. 꽃, 희망, 축제, 여행 온갖 아름다운 테마로 그려낸 아내이자 엄마의 삶을 그려낸 작가의 작품에서 ,그것들이 주는 편안하고 익숙한 힘에서 또 내 삶의 위안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