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초년생 때 3호선을 타고
잠원교를 건너 대학로로
출근을 했었습니다.
아는 형집에 얹혀 살 때였어요.
지하철 안 모든 사람들이
무가지로 얼굴을 가리고 있을 때
저는 다리 넘어의 한강을 봤습니다.
생각했죠.
저렇게나 거대한 한강 위에서
지방에서 올라 온 촌놈이
뭘 할 수 있을까 ?
내가 보이기는 할까 ?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오늘 아침엔 7호선을 타고
영동대교를 건너 청담으로
미팅을 가는 길입니다.
한명도 빠짐없이 마스크와 스마트폰으로
얼굴을 가리고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개를 들어 한강을 바라봅니다.
참 여유롭고 좋아보이네요.
한강의 풍경이.
사회 초년생 시절에 봤던
크고 낯설고 쌀쌀맞던
한강과는 참 다릅니다.
강이 크면 얼마나 클까요.
알고보니
절대 내 마음의 크기를
따라갈 순 없는 거였어요.
#씽킹브릭
#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