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차]9. 변화의 쓰나미를 견디는 법

파도는 넘을 수 있어도 쓰나미는.. 어떻게.....

by 벨라홍

코로나 시대에 화상으로 수업을 들으며 수업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학교의 보상(?)과 관련된 결정 이후에는 주어진 상황에 최대한으로 만족하며 MBA 생활을 해 나갔다.

기대했던 수준의 100% 가 아니었음에도 내가 학교 생활에 만족했던 이유는,

회사의 상황이 어쩌면 코로나보다도 더 어지럽게 느껴졌기 때문이진 않았을까..


이직을 할 때 정말 주의하고 또 조심해야 하는 것은, 이제 지나고 보니 깨달은 것이지만

내가 옮길 회사에 조직 변경과 관련된 계획이 있는지 혹은 조짐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단순히 내가 join 하는 부서가 잘 된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전체적인 회사의 방향성을 알고 회사가 점점 성장해 나가는 상황인지 혹은 pipeline을 준비하는 침체기인지 를 알아야 회사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대해 감을 잡고 그 안에서의 내 미래를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가 모든 것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내가 세 번째 이직을 결정할 때, '회사'에 대한 공부와 조사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회사는 변화의 물결이 아니라, 쓰나미를 맞이하기 직전이었다. 이미 변화의 쓰나미는 본사 차원에서는 시작되었으며, 대대적인 조직변경이 지사 단위로 실행되기 직전이었다.

사업부 중심의 조직에서, 이제 우리 회사의 경쟁사는 전통적인 제약회사가 아니라, google, microsoft와 같은 회사다! 라며 agile 조직으로의 transformation을 선언했고 실행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들여 컨설팅 회사의 컨설팅을 받았다고 했다.


경쟁사에 대한 재정의가 이뤄진 배경이나, 경쟁사로 왜 그런 어마어마한 테크 회사들이 규정되었는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그들과 경쟁하는 방식이, 단순히 그들과 같은 조직구조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5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의문이다.


아무튼, agile조직으로 변화를 천명하며, 지사에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조직구조 변경 및 새로운 팀 구성이었다.

1. 중간 관리자 직책이 대거 사라졌다.

2. 사업부 lead의 자리에 있던 사람들도 새로 생긴 비슷한 자리에 면접을 봐야 했고, 그 자리에는 승진이 적체되어 있던 직원이 지원할 수 있었다.

3.Individual contributor로 일하는 일개 팀원들도 자리를 보장받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새로운 팀에 배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었다.


혼돈의 카오스였다. 모두의 job security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는 일개 팀원이었지만 이 회사에 온 지 3,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설마, 입사한 지 4개월도 되지 않은 나를.. 나가라고 하진 않겠지?라는 희망회로를 열심히 굴리다가도 내가 어떤 역량을 갖고 있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솔직히 우리 팀 사람들 아니면 알지 못하는데, 혹시나 내가 배치를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는 불안감이 나를 짓눌렀다.

게다가 얼마 전에 내가 담당하기로 되어 있던, 새로운 요법의 임상이 실패로 돌아간 상황이었기에 일단 현재 나의 position은 없어지고 흡수될 것이 자명했기에, 그 불안감은 더더욱 거세졌다.


누군가에게는 불안의 연속이었지만 잔인하게도 어떤 이들에게는 동시에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역량에 대해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졌던 몇 lead가 갈려 나갔고, 새로운 직원이 승진의 기회를 가져갔다.

회사일은 운칠기삼이다. 그 사람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런 회사의 변화, 본인의 상황 여러 가지가 맞물려 떨어질 때, 누군가는 또 새로운 기회를 잡기도 한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했다. 가만히 있다가는 정말 가마니 같은 자리에 배치되거나, 그냥 이렇게 내 존재가 잊힐 것 같았다. 나는 전략적으로 상황을 바라봤다.

지금 팀은 3명의 마케팅 자리가 2명으로 줄었다. 2자리를 두고 기존의 마케팅과 경쟁하고, 그 팀에 배정받는다 하더라도 나보다 senior 한 마케터와 함께 일하며 누군가를 서포트하는 역할로 자리매김하느니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리고 기존의 마케터가 리드가 되어 새롭게 마케터를 받아야 하는 팀 B가 보였다. 나는 새롭게 리드가 된 사람과 대화를 해보고, 나를 배치하는 사람에게 팀 B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이미 배치가 끝났을지도 몰랐지만, 말하지 않고 넘어가고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다.

기존의 팀에서 나에게 텃세를 적잖이 부리던 사람도 똑같이 B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팀 B에는 내가 가게 되었다.


만약 내가 내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면... 입사 4개월 차니까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면..

적극적으로 내 의견을 피력하지 않은 나 자신을 긴 시간 동안 미워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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