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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스타일에 대한 고민

선택

by Mary

우리가 흔히 알던 말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여자가 머리를 자를 때는 심경의 변화가 있어서 머리를 자르거나 실연의 아픔으로 머리를 자른다고 했다


난 내 몸을 좀 더 알고 바라보기 위해 머리 잘났다고 해야 할까 사실 너무 귀찮기도 했다


몇 년 동안 길게 길러 오던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했다 머리숱도 부자야 다른 부자가 되고 싶고만 껄껄껄

나의 머리카락은 숱이 많고 두꺼워 너무 무겁고 치렁치렁하고 거울을 봐도 답답해 보이고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고 아이들과 남편에게 물어봤다


남편은 “어떻게 자르려고? 잘러~”

“엄마 단발로 자르면 어떨까”

그러자 아이가 말했다

“엄마 자르지 마 이상해져 “

“그런데 엄마는 너무 더운데”

“엄마 어차피 자를 거면서 엄마 답정너야?”


그렇다 나는 내 속마음을 들키고 만 것이다 나는 내일 머리 자르러 갈 것이다 이미 맘을 먹고 원하는 대답을 해주길 기다리는 나였다 ㅎㅎㅎ


“어머 머리 너무 짧게 자르려고 하는 거 아냐

왜 자르려고 해 지금 머리 딱 이쁜데 “


나 사실은 요가할 때 머리가 뒤통수에 배기고 자꾸 흘러 내려서 운동을 할 수가 없어 머리를 감고 말리는 것도 일이고 말이야

“얼마큼 자르려고? 어느 정도 잘라줄까?”


“나 묶일 정도로만 잘라줘~그리고 있잖아 내가 어디서 봤는데 머리두피도 피부라 얼굴하고 두피는 연결돼 있어서 머리카락들이 중력 때문에 끌어당겨서 피부가 늘어질 수 있대 왠지 맞는 말 같지 않아?? 거울을 보는데 점점 더 얼굴이 처져 보이는 거 같더라고”


(얼굴 처짐이 나이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나였다)


“그리고 있잖아”

“아랫배는 스트레스 살 이래

어쩐지 빠지지가 않더라고 “


(이번에도 나이 때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


머리를 자르며 골치

아팠던 생각이나 좋지 않은 기억들을 다 같이

보내버리는 기분이어서였을까

머리를 자르고 거울을 보고 미용실을 나서는 순간

청량한 공기를 마시는 것 같았다


예전에는 미용실 가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했다

때로는 친절하신 디자이너 선생님이 계속 말 거는 것도 불편할 때도 있었고 오랜 시간 앉아있는 것도 지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것도 마음의 변화일까


나이를 먹고 30대가 넘어서면서부터는

나를 위해서 머리를 손질하는 그 시간조차

귀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그 후로 더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실제로 요가를 하면서 머리 때문에 불편하고

흘러내리고 긴 머리를 틀어 올려도 누워하는 자세를 할 때면 머리와 목 뒤로 배겨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이렇게 된 저렇게 된 어쨌든 요가를 하면서 스타일에 변화도 주게 된 순간이었다 짧은 머리가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어울린다는 아이들의 말에 기분도 좋아졌다 어지간히 단발머리가 안 어울렸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짧은 머리도 제법 괜찮게 보였다


이제 나이가 들었음을 인정하는 순간이다


선택적 인정인가 ㅎㅎ 머리스타일에

대한 고민은 선택이고 실행이다

가끔은 이렇게 환경과 활동에

맞춰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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