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숨이 밀려들어오다
그날은 유독 아이들도 나를 너무 지치게 하는 날이었고 그래서인지 기분은 한없이 땅끝으로 떨어져 내려가는 것 같은 날이었다
그런데 그날 나는 운동을 하며 새로운 느낌의
선물을 받았다
처음에는 친구와 시간을 맞춰서 운동 가기도 했지만 서로 스케줄에 맞춰서 나는 앞 타임을 운동을 하면 친구는 뒷 타임을 할 때도 있었고 서로 마주치면
“잘했네 잘했다 “하고 운동한 것을 서로 잘했다 하며 격려해 주었다
운동을 하다 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 몸이 아파서 못 가는 날도 있고 하루 이틀 빠지다 보면 몸이 늘어져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
“아 몸이 늘어져서 점점 무겁다 가기 싫다”
“그럴 때는 푹 쉬어 줘야지 너무 요즘 피곤했잖아“
“오늘은 푹 쉬어”
“응 그래야겠어 운동 잘하고 와~”
푹 쉬어야 될 때가 있었던 날이 있던 반면
때론 다시 기운을 끌어올려야 할 때가 있었다
“아 스트레스받아 오늘 기분이 너무 안 좋네
좋은 일도 없고 답답하고 그렇다 “
“못 움직이겠어? 아픈 건 아니고?”
“응 그런 건 아니고 그냥…뭐…기분이 안 좋네 “
“나와 그럼 가서 호흡이라도 천천히
하고 스트레칭이라도 하고 오자“
“지금 갈 거야? “
“응”
“그래 언니 따라 운동이나 가야겠다 “
그렇게 운동을 가서 눈을 감고 준비를 하는 동안
내 머릿속에는 잡다한 생각들이 떠나지 않았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계속 계속 이어져 왔다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코로 다시 천천히 내뱉으세요”
오늘따라 눈도 아프고 머리도 무거운 날엔
눈을 감고 이렇게 준비를 하고 몸을 푸는 과정이 있는 릴랙스 요가가 너무 좋았다
요가를 하다 보니 선생님을 따라서 동작을 하느라 생각할 틈이 없어지고 점차 집중하게 되며 내 몸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다 불필요한 생각은 떠나보내는 그런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두 손으로 뒤꿈치를 잡고 있어야 하는 자세가 있었다 그런데 난 항상 그 자세가 너무 힘들었다 나보다 나이도 더 많고 더 얼마 안 하신 분들도 잘하는 동작도 때론유독 안 되는 동작들이 있었다
“으으으 허벅지가 터질 것 같아 ㅠㅠ
아니 다들 어떻게 저렇게 버티는 거지 ㅠㅠ“
숨을 몰아 쉴 정도로 늘 안되던 그 동작
우스트라아사나 낙타자세
매일 같은 말로 설명해 주시던
그 동작을 하게 되었고 이날 처음으로
그 넘어에 다른 세계를
몸으로 확 느낄 수가 있었는데
그 느낌은 바로!
마치 바닷속에서 스노클링을 할 때 예쁜
물고기들이 있는 세계를 봤다던지
아니면 정말 맛있는 음식을 입에 넣었을 때
입안에 전체 풍기는 풍미를 확 느꼈을 그런 감정
그런 맛이라던지
아니면 추운 겨울날 함박눈이 펑펑 내려 갑자기 춥기보단 따뜻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본 것 같은 느낌이던지
땀을 흠뻑 흘리고 산에 올랐을 때 시원한 바람이
싹 내 몸을 감싸던 그 느낌이라고 하면
조금은 와닿을까?
그런 것처럼 갑자기 내 가슴으로 몸전체로
내 숨이 쉬어지며 뻥 뚫리는 쏴아 하는
탁 트인 기분이 들었고 숨도 고르게 쉴 수 있었다
그리고 팔목과 허벅지에 힘이 덜 들어가고
온몸에 고르게 힘이 분산되며 덜 힘들게 동작을 할 수 있었다 엉덩이와 허벅지를 더 앞쪽으로 당기고
가슴을 활짝 열었던 이유에서였을까
아니면 슬퍼말라고 요가가 나에게 준 선물이었을까
운동을 끝나고 친구와 요가를 잘하는 4년 차 수강생
희님과 함께 걸어 나오며 말했다
“나 오늘 이런 기분 처음 느껴봤어 “
“뭔데???”
“가슴이 탁 트인 느낌? 숨이 몸전체로 들어오고 쉬어지는 기분이었어 “
“아~^^그거 알아요 어느 날 갑자기 요가를 하다 보면 그렇게 선물처럼 올 때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다 느낄 수 있는 느낌은 아니래요
모르시는 분들도 많다 하더라고요”
친구는 원래 잘하던 동작이었지만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하였다
“아 뭐지 그게 몰까?? 궁금해 “
“나 오늘 우울해 말라고 선물 받은 거였네 “
“으음~~ 그 느낌 알죠 알죠 너무 좋은데요^^“
이렇게 난 요가를 하며 처음으로 선물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