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와 입사 사이
이전 회사의 퇴사일과
새로운 직장의 입사일 사이에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 동안 뭘 하면 좋을지
아내와 고민을 많이 했다.
짧게라도 외국에 다녀올까,
아니면 집에서 그냥 푹 쉴까?
비행기 티켓, 내 피로도, 여행 일정 등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우리 가족 첫 번째 해외여행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집에서 늦잠,
가족과 함께 아쿠아리움과 외식,
딸과 단둘이 카페 가서 딸기 케이크 먹기,
아내의 생일 파티,
다시 휴식과 입사 준비.
일주일은 금방 지나갔다.
퇴사의 여운이 아직 사라지기도 전에
입사가 다음 날로 다가왔다.
새로운 회사의 드레스 코드를 아직 파악하지 못해서,
옷도 몇 벌 새로 사고,
아내에게 머리도 단정히 잘라달라고 했다.
(우리 집은 아내가 직접 내 머리를 잘라주는데,
이렇게 해서 아끼는 돈이 제법 된다.)
이직이란,
새로운 세계에 진입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 세계에는 그 세계 나름의 룰이 있고,
플레이어들이 있으며,
사건 또는 이벤트들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에 새롭게 적응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 명확해서
나는 긴장하고 있었고,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일상을 잘 조직하려고 노력하면서도,
난 삶과 세계라는 큰 틀 속에서
떠밀려가는 느낌이었다.
이런 때일수록 일상의 방향키를 잘 움켜쥐어야 했다.
그리고 내 경우에 이런 방향키는
언제나 가족이었고,
또 한 편으로는
내 안에서 계속 묻고 확인해 가는, 어떤 믿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