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어둠을 헤집고 일어나
뻗어가는 생각의 끝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어
검은 덩굴이 머릿속을 휘감더니
콩나무 자라듯 끝도 없이 뻗어 가
차가운 달 앞이라도 멈출 수 없는 거니
빛나는 별에서 쉬어줄 수 없는 거니
통제를 벗어난 생각은
온몸 구석구석 뻗어가는 혈관을 타고
달로 별로 끝 모를 우주 속으로 전진하고 있어
늦었다는 후회가 남지 않도록
미아가 되어 영겁을 헤매지 않도록
자를 수 없는 끝없는 콩나무
세상 귀찮게 하는 모든 악령이
열매 맺지 않도록
이제 그쯤에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서둘러 서둘러
아직은 어둠이야
붉은 해가 등장할 준비를 하기 전에
들키지 않도록
나는 맨홀을 들고
너를 기다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