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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서 Aug 28. 2022

나는 괜찮은데?


불쑥 시간을 뚫고 나타나

그날로 하강하자고 우울한 신호를 보내

너의 드라마는

우리가 익숙한 사람이었다고 말하지만

낯설어 너무 낯설어


길게 떨었던 수다가 백만 년 전 같이 느껴져

의미는 없지만 흥은 있었네

익숙한 리듬으로 투명한 햇살을 받았네

그릇이 깨졌다고 그릇이 아니었나

세상 모든 것은 수명이 있


흘러간 드라마가가 바람과 맞닿아

내게로 스며들어 파도를 타고 있어

찬란했던 세포를

슬퍼했던 세포를

관조했던 세포를 깨우고 있어


나는 순례객이 되어

그날들을 추모해

너는 듣고 있지 이따금 어깨를 들썩이며

여기와 저기에서

우리는 마주 서고 있어


기억을 고치려는

욕심은 내고 싶지 않아

후회도 아쉬움도 모두 다 소중해서

그곳에 있는 너인 채로

아름답다 말할 수 있지


창백했던 마지막이 실패는 아니야

성공과 실패는 감정의 끝이 아니야

바람의 파도는 어느 것 가리지 않고

사랑했던 채로 아팠던 채로

거기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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