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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명상 : 숨소리는 고요하고 편안한데 머릿속은 답답하다. 명상을 하는 내내 생각들이 탁구공처럼 이리저리 틘다.
일상 : 자기 전에 들었던 못마땅한 기분이 밤 사이에도 잦아들지 않았는지 일어나자마자 나를 괴롭힌다. 명상을 하는 내내 불쑥불쑥 튀어나오고, 집안 일을 하는 내내 불편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살을 붙여서 몸집이 불어났다. 불편했던 마음 하나가 시초였는데 자석처럼 그동안의 온갖 일들이 들러붙어 미움과 원망이 덕지덕지 붙어 눈덩이가 되어 굴러가다가 그것이 마음과 몸에 독을 퍼뜨렸는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명상하는 내내 이 불편한 생각은 내 이성을 좀 처럼 놓아주지 않는다.
오후명상 : 명상이 잘 되지 않아, 두 번을 다시 시도했다. 또 실패했다. 다시 세 번째 시도해 본다. 이번에는 호흡 안에서 내 의식이 잠시 평화로울 수 있는 느낌을 받는다. 의식이 내면의 공간을 느끼기 시작했다. 전에는 너무 복잡한 생각이나 할 일이나 다양한 기억들이 한데 엉켜있는 느낌이었다면 오늘은 공간이 좀 비어있어서 한 가지 생각이 우두커니 남아있다가 물러나는 느낌을 받는다. 내면의 의식이 이제 좀 청소가 된 것일까?
일상 : 해결해야 할 일을 정면에 맞닥뜨리고 나니 내가 생각한 것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것 같아서 갑자기 가슴이 내려앉았다. 최근에 걱정했던 고민이나 원망의 무게는 깃털만큼 가벼운 것이 되고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바위처럼 느껴졌다. 명상을 통해 숨을 고르고 잘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내어보고 또 기도도 해 본다. 역시 모든 일은 상대적이다. 아직까지 명상이 잘 되지 않지만 들숨과 날숨을 편안히 내쉬어보는 이 시간이 있어서 천만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