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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은 Aug 19. 2020

버퍼링

알 수 없는 소용돌이는 끊임없이 돌아 그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멈출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것은 어쩌면 멈출 수 없는 역학적인 시대의 흐름이었을지도 모른다.

     


제자리만 돌고 돌다가 끝내 그는 뒤돌아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고 했다.

우리의 기약은 그 작은 회오리 앞에서 처참하게 뭉개졌고

부끄럽고 수줍은 마음은 고백하지 못한 채 잎은 떨어지고 말았다.     



찰나의 종소리, 진동만이 그득히 하늘을 울리면

엉성한 벚잎은 휘날리고 조화 따위는 볼 수 없는

개울은 하늘이 되어 마음을 울린다.     



저 구석 파란 삼각형은 누굴 위한 가슴인가

심장을 움켜쥐고 심해수를 휘젓는데

그는 더 이상 이곳에 없어 초록색 포스트잇을 찢어 껌을 뱉는다.    

  


잊고 지내면 잘 살겠지.

잊고 살다 보면 떠오르는 날이 있겠지.

그렇게 잊고 살다가 더 잊는 날이 올 때에

그는 미련한 눈물로 나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버퍼링은 왜 중앙에서만 돌다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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