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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스토리팀 May 18. 2017

작가 인터뷰 26 - From 싱가포르,
앨리스 전

꿈을 이룬 작가들의 이야기

싱가포르에서 일으키는 나비효과


나비효과는, 아주 작은 변화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싱가포르에서 글을 쓰지만, 대한민국의 수많은 회사원과 취준생에게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브런치 작가가 있습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의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독자들과 소통(이라 쓰고 상담)하며 글을 쓰시는 앨리스 전(Alice in wonderland) 작가님을 인터뷰하였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책임을 스스로에게 부여한, 싱가포르의 앨리스를 만나러 가요!






#01

앨리스 전의 출간


“저는 다양성과 다른 사고방식에서 영감을 얻는 것, 한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에 열광합니다.”

얼마 전 출간한 책 <당신의 이직을 바랍니다>의 서두에 적었던 제 링크드인 프로필입니다. 저는 경제나 명예 면에서 봤을 때 대단하게 성공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평범한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마주하면서 원하던 것을 해내고, 싫다면 하지 않을 자유를 얻기까지의 과정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원하던 삶이 무엇인지 잊지 않기를 바라며 브런치에 글을 썼던 것이 책으로 출간된 거예요.




#02

싱가포르에 가게 된 이유


대학을 졸업할 무렵 저는 영어도 잘 못했고 변변한 기술도 없었어요. 수많은 좌절 끝에 한국에서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다양성이 존중되는 외국이 좋았던 저는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만은 포기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3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90일 관광비자로 싱가포르에 무작정 갔어요. 고생 끝에 오일&가스 산업에 특화된 헤드헌팅 회사에 입사해 싱가포르에서 생존하기까지의 절실한 이야기는 책 속에 자세하게 나와 있답니다.




#03

이거 아니면 죽을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입사한 대기업 STX에서 신입사원으로 2개월 정도 업무를 했지만, 이렇게 하다가는 경력직으로 외국 가는데 5년은 더 걸릴 것 같았어요. 제가 진정 원하는 삶은 외국에서 다양성을 느끼며 자유롭게 사는 거였거든요. 국내에 있으면서 영어가 유창해진다는 보장도 없고, 5년 동안 이렇게 일할 자신도 없어서, 싱가포르로 무작정 가게 된 거예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에요. 살면서 ‘이거 아니면 죽을 것 같다’, ‘너무 하고 싶다’라는 것들은 몇 번 안 와요.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까지는 못하겠다’ 혹은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건 아냐’라는 마음으로 현 상태를 유지해요. 그러면서 다들 ‘나도 정말 하고 싶은 걸 찾고 싶다’라고 말로만 하죠. 아마 실행하기도 쉽고 모든 사람들도 지지하고, 나도 하고 싶은 인생을 바꿀 만한 가치 있는 일은 우리 인생에서 거의 없을 거예요. 곧 일상의 항상성에 묻혀 사라져 버릴, 내 삶을 변화시킬 그 작은 힌트를 사람들이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 절박한 목소리는 내가 빨리 행동으로 옮겨주지 않으면 사라지고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어제와 비슷한 오늘을 살 거거든요.




#04

싱가포르에서 혼자 보내는 저녁, 그리고 걱정


싱가포르는 정말 안전한 나라예요. 새벽 2시까지 술 마시다가 여자 혼자 집에 가도 걱정이 없어요. 지난 6년간 단 한 번도 치한을 만나본 적 없고, 심지어 핸드폰을 5번을 잃어버렸으나 5번 다 찾을 만큼 안전한 나라예요.


맥리치 공원에서 운동 중에 촬영한 저녁노을


한국에 있는 가족이 아플 때가 가장 힘들어요. 저를 키워주셨던 할머니께서 제가 싱가포르에 나오고 암 진단을 받으셨고, 2년 전 돌아가셨어요. 할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것이 많이 죄송해요. 그래서 부모님이 가끔 아프시다고 할 때 가장 고민과 걱정이 돼요.




#05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실들에 대한 책임


아일랜드인 남자 친구 필립은 약 10년 전, 2년간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무작정 중국으로 갔어요. 은행에서 맨날 같은 일을 하면서 지루한 와중에 중국이라는 나라와 역사가 재미있어 보여서 왔대요. 거기서 영어 선생님을 하면서 돈을 벌고 학교에 등록해서 중국어를 2년 만에 마스터했어요. 초반에 필립의 사상은 저에게 거의 빨갱이(?) 수준이었어요. 먼저 제가 가지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이미지를 산산이 깨 줬습니다.


필립과 함께


미국이 국제 정세에 미친 옳지 못한 행동들에 대해 일깨워줬고,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려주고 물건을 보이콧하게 했어요. 처음에는 돈도 안 되고 내가 바꿀 수도 없는 일에 왜 그렇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의아했는데, 나중에는 책임감이 생겼어요.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요. 제게 항상 새롭고 인간적인 관점을 갖게 해주는 사람이라서 항상 고마워요. 키 크고 잘생긴 건 보너스고요.




#06

앨리스 전의 문전성시 상담소, 이직과 취업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


그 절박한 마음을 잘 알아요. 제가 6년 전에 그렇게 절박하게 묻고 다녔어요. 저랑 한두 번 만난 사람한테 “저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를 물어보는 게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말이 안 되잖아요. 제가 딱 그러고 다녔어요. 그 당시 저를 도와준 분들 덕분에 제가 여기에 있으니까, 그들의 질문을 지나치면 계속 마음에 걸려요. 대신 브런치에 다양한 질문이 공유가 되어 다른 비슷한 질문이 있는 사람들도 볼 수 있으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또 제가 글에서 다루지 않았던 정말 좋은 질문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글이 더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코멘트가 글을 완성시킨다고 할까요? 브런치가 그런 면에서 작가들에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는 독자의 생각이 궁금하거든요. 아마 다른 작가들도 같은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07

독자의 성공


상담해드린 독자들 중 성공해서 연락한 분들이 꽤 돼요. 가장 최근에 연락 오신 분은 5월 11일에 연락을 주셨는데, 4월 14일 무작정 싱가포르에 왔고, 3주 만에 해운회사 구매팀에 취업해서 일주일째 근무 중이라고 하셔서 굉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한 4개월은 걸렸는데, 3주 만에 찾다니!




#08

지금의 나에게 커리어란


커리어를 월급을 받는 사람에 한정해서 볼게요. 3년 전까지만 해도 저에게 커리어는 인생이자 꿈이었어요. 나는 특별한 사람이어야 하고, 그것을 세상에 입증하는 유일한 방법이 커리어였어요. 지금은 커리어란 ‘자유롭고 독립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한 개인이 선택의 자유를 갖기 위해서는 경제적 독립이 가장 기본이 돼야 해요. 이처럼 좋은 커리어는 인생에서 많은 것을 보장해줘요. 좋은 연봉, 복지, 워크 & 라이프 밸런스, 직업 안정성은 좋은 커리어와 함께 한꺼번에 주어지는 것 같아요.


특별한 이유는 없다! 주말의 BBQ파티 (친구집 옥상)


요즘 ‘잘 나가는 회사에서 억대 연봉을 받았던 그는 왜 회사를 나왔을까?’라는 내용의 굉장한 모험을 한 사람들이 많이 보이잖아요? 물론 그 사람들이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은 맞아요. 그런데 좋은 커리어의 사람들은 일종의 ‘인생에서 완전히 망하기는 어려운 이력서’를 가지고 있는 거예요. 제가 여러 회사에서 오퍼를 받고 고민할 때 이런 조언을 받았어요.


앨리스, 최종적인 결정은 너의 몫이겠지만,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잘 생각하는 게 중요해. 네가 A회사를 가면 재미있게 지낼 수도 있을 거야. 그런데 B회사를 가서 경력을 쌓으면, 나중에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도 다시 직장을 찾을 수 있어.


그래서 좋은 커리어는 중요해요. 제 경제적 독립을 보장해주고, 여유롭게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며 재미있게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니까요. 그런데 여전히 커리어란 제가 살고싶은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수단이지 절대 그 자체가 인생에 너무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09

좋은 일 하며 살게요!


마케팅 직무를 새로 시작했으니,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시간을 따로 내서 추가적으로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 좋은 일에 쓰려고요.


제 천방지축 글을 좋아해 주셔서 독자 분께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그중 어떤 한 부분이라도 자신의 마음을 움직였다면, 그래서 아주 조금이라도 삶에서 좋은 결정을 하도록 도움이 되었다면 굉장히 뿌듯할 것 같으니 그 경험을 공유해주시면 더욱더 감사할 거예요.




앨리스 전 작가의 '당신의 이직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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