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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Nov 01. 2023

42. 고객만족 강사가 되고 싶어

2013년 동료 강사가 된 후 3년 동안 강의를 해 왔지만, 횟수가 많지는 않았다. 강의는 마약처럼 하면 할수록 갈증만 더 커졌다. 인재개발원 같은 외부 강의도 두 달에 한 번 들어와서 잠시 목을 축이는 정도밖엔 안 되었다. SNS 홍보 강의 수요도 점점 줄어들어 2015년을 끝으로 찾는 곳이 없었다. 또 다른 강의 거리를 찾아야 했다. 먹이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처럼 경찰청 게시판을 뒤적였다. 그렇게 인권 강사, 청렴 강사가 되었다. 그것만으론 갈증을 해결하기엔 부족했다. 해결할 만한 것이 눈에 띄었는데 그것은 바로 고객 만족 강사다.      

고객 만족 강사는 동료 강사 제도가 생기기 이전부터 선발해 오고 있었다. 현존하는 강사 제도 중 가장 오래되고 끈끈한 유대를 맺고 있었다. 내가 아는 이들도 많았다. 당시 7기까지 모집된 상태였고 8기를 선발하는 중이었다. 이전부터 도전하고픈 마음이 있었지만, 쉽게 그러지 못했다. 교육 기간 때문이다. 고객 만족 강사는 교육 기간이 2주나 된다. 직장 상사, 동료들에게 폐를 끼쳐가며 교육을 받을 순 없었기에 섣불리 도전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 맘에 한계가 왔다. 정말 간절했다. 8기는 근무 여건이 어려워서 결국 지원하지 못했다. 속상했지만 다음 기회는 꼭 잡으리라 다짐했다.      


다음 해 오랜만에 파출소로 발령 났다. 한 팀 인원이 6명으로 한 사람 없어도 근무엔 지장 없었다. 드디어 기회가 왔다고 여겼다. 마침 고객 만족 9기를 선발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먼저 팀장님과 팀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감사하게도 모두 흔쾌히 다녀오라고 말씀해 주셨다. 지원서를 꼼꼼하게 작성했다. 경력란에 동료 강사 경진대회 입상, 인권 강사, 청렴 강사, 경찰 인재개발원 외래강사 등 넣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적었다. 자기 소개란에는 ‘나 이렇게 강의를 좋아하는 사람이오’라는 것을 어필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합격자 발표날만 기다렸다. 다행히 1차 서류 시험에 통과했다. 왜 1차냐고? 그렇다. 2차 면접이 남았다. 여러 강사에 지원해 봤지만, 면접 보는 건 처음이었다. 무엇을 물어볼지 몰라 딱히 준비할 것은 없었다. 면접은 경찰청에서 치러졌다. 면접 장소인 12층으로 올라가니 먼저 온 사람들이 있었다. 강의하는 이들이라 그런지 다들 자신감 넘쳐 보였다. 긴장하는 사람은 나 혼자인 듯했다. 한 번에 다섯 명씩 들어간다고 했다. ‘집단 면접이라니’ 당혹스러웠다. 다른 사람들의 대답에 위축될까 두려웠다. 면접장 안으로 들어가니 면접관도 다섯 명이었다. 한 명씩 돌아가며 질문했다. 무슨 질문을 했는지는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대답은 무난하게 잘 했던 것 같다.   

   

분위기가 나쁘진 않았다. 하지만, 워낙 쟁쟁한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지 불안하긴 했다. 며칠 뒤 합격 통보를 받았다. 드디어 그렇게 원하던 고객 만족 강사가 된 것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지원서에 이것저것 많이 적은 사람들을 떨어뜨렸다고 한다. 뜨끔했다. 다행히 나는 양호했던 모양이다.      

2주간 받게 될 교육이 기대되었다. 새로 만날 이들과 교육에 관한 내용도 궁금했다. 최고의 강사진들이 교육을 운영한다고 들었기에 더 설렜다. 이렇게 또 한걸음 꿈을 향해 내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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