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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Jul 30. 2024

44. 부족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위인 전기를 읽거나 공자, 맹자 등 선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볼 때마다 '그건 그때니까 그럴 수 있었다. 저 사람들이 지금 시대에 그러면 굶어 죽거나 맞아 죽는다.'라고 생각했다. 그들에게서 배울점을 찾으려는 것보다 허무맹랑한 것들을 찾으며 애써 위안했다. 내가 못하는 이유를 그렇게 합리화 했다.

그럼 최근 유명인들을 보면서는 달랐을까? 아니다 여전히 '그들이 서울대학교를 나와서 그렇다.', ' 집에 돈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그림, 글, 노래 등 능력이 뛰어나서 그렇다'라며 또다시 그들을 질시했다.


그렇다고 뭔가 행동으로 옮긴 것도 없다. 그들과 나는 다르다며 계속 질투만 했다. 그러면서 또 그들의 이야기를 슬그머니 들여다봤다. 부러움 가득한 맘으로. 내가 질투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어떤 이들은 그들을 보며 행동하고 앞서갔다. 난 또다시 그들을 부러워만 했다.


환경 탓, 시대 탓을 하던 내가 그 환경과 그 시대에 있었다면 그들처럼 할 수 있었을까?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쓸데없는 시기와 질투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거다. 그냥 그들처럼 노력하기 싫었던 거다. 그것을 나는 그들과 달라라고 포장해왔던 거다. 그래야 정당해지니까. 하지만, 그 댓가는 크다. 여전히 나는 그 자리에 머물러있다. 아니 오히려 퇴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늦은 때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서야 깨닫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나를 똑바로 볼 수 있는 눈이 없다면 계속 다른 이의 뒤만 허무하게 쫓을 수 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부족한 것은 채우면 된다. 부족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이들도 다 부족함에서 시작했다. 부족함은 채우면 그만이다. 그리고 아무리 채워도 부족함은 나타나게 마련이다. 모든 것은 나를 제대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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