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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Jul 31. 2024

45.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자녀와 갈등 있는 집이 많아졌다. 신고받고 현장에 가보면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할 말이 많다. 부모들은 자녀의 말을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유도 없이 그냥 공부해야 하고 자신들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 자신들이 그렇게 배웠으니까 자녀도 그래야 하는 거다. 그래도 자신들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맞으면서 자랐는데 요즘은 때리지 않으니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맞으면서 자란 우리들은 잘 자란 것일까? 그땐 말 못 했지만 그 상처는 고스란히 가슴속 저 너머에 숨어있다.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는지 우린 모른다. 또 다른 폭력으로 표출될지 혼자만의 아픔으로 남아있을지. 우리가 그렇게 했기 때문에 자녀도 그래야 한다는 신념이 자녀를 힘들게 한다. 어른도 그렇겠지만 아이들도 친구 부모와 우리를 비교한다. 누구네 아빠, 엄마는 이렇게 한다는데 왜 우리 아빠, 엄마는 이럴까?


서로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그 간격은 더 벌어진다. 부모는 자녀를 포기하려 하고 자녀 또한 집을 나가거나 자신을 망가뜨려 부모에게 복수하려 한다. 그렇게 서로를 탓하면서 모두가 괴로워한다.


아이들은 사랑받고 싶어 한다. 실제로 나쁘게 행동하는 것은 사랑받고 싶어 반항하는 것일 뿐이다. 자신을 좀 제대로 봐달라고 투쟁하는 것이다. 그들도 사회가 두렵다. 하지만, 부모의 강요가 그 두려움보다 더 싫고 두렵지만 어쩔 수 없이 어둠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공부와 자녀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왜 자녀를 독립적인 존재로 바라보지 못하는가? 자녀는 내 소유물이 아니다. 그들은 독립적인 개체고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개인이다. 내 뜻에 따르지 않는다고 '배신자'처럼 보지 말자. 타인은 존중하려 하면서 왜 자녀는 그렇게 하려 하지 않는가? 독립된 개체라면서 왜 우리만 그래야 하냐고? 우린 어른이니까. 세상을 먼저 배우고 아파봤으니까. 그러니 조금만 양보하고 배려하자. 자녀를 존중해 주자. 먼저 존중하면 그들도 우릴 존중할 것이다. 우린 그들의 거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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