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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Aug 13. 2024

58. 라떼는 말이야!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 선수가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에게 한 말이 화제가 되고 있다. "라떼는 더 힘들어도 참았어" 한참을 꼰대들의 용어라 불렸던 "라떼는 말이야~"를 제대로 시전해 주셨다. 힘든 것을 참는 것이 잘하는 일일까? 물론 필자도 어렵고 힘든 것을 참으라고 배운 세대다. 그렇다고 그것을 다음 세대에게 강요하진 않는다. 아프면 아프다고 하고 힘들면 힘들다고 하라고 말한다.


아픔과 힘듦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라떼는"이라는 말엔 상대에 대한 아니꼬움, 질투 등의 감정이 들어있다. '나도 참았는데 네까짓 게 뭐라고 그걸 못 참아?' 이런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그렇게 생각했던 상대를 떠올려보자. 그들에게 어떤 감정이 들었었는지.


"라떼는"을 외치던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우리가 그렇게 힘들어할 때 "라떼는"을 외치던 선배 말고 나를 격려해 주던 선배들을 떠올려보자.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우릴 대했을까? 왜 우리는 그런 선배들을 닮지 못하고 똑같이 당한 대로 갚아주려는 맘이 생기는 걸까?


시대가 변했고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용량도 사람마다 다르다. 아프고 힘들다 그러면 그들은 정말 그런 것이다. 우리가 힘들었다면 그들이 앞으론 더 힘들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선배의 도리가 아닐까. '나는 더 힘들어도 참았는데 너도 그래야지'라고 할게 아니라 말이다.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를 살아갔으면 좋겠다. 나도 한 번씩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라떼는"을 잠재운다고 애쓰는 중이다. 앞으로는 이 말이 '나도 힘들 때 도와준 이들이 있었어 너에게도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줄게'로 쓰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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