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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Sep 05. 2024

81. 인권은 너무 어렵다

인권을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머리가 복잡해진다. 잘못하면 누군가를 동정으로 보는 인성적인 것을 인권적인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이 보편적인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평등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 사회에는 평등하지 않은 것이 더 많은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해진다.


단편적인 지식을 알고 있다가 점점 깊이 들어가니 마음에 돌덩이가 쌓이는 것 같다. 평등은 참 애매한 개념이다. 직장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이들은 벌써 평등하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외친다. 내가 노력해서 이뤄낸 것이다. 누군가 하나를 하게 된다면 누군가는 결국 하나를 못하게 되는 것이 이 사회의 구조다. 세계에서 말하는 인권은 진짜 평등을 지향하는 것일까?


다수결의 원칙 또한 결국은 소외된 이들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10명 중 8명이 찬성했으니 니들은 우리를 따라야 한다. 공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다수가 계속 다수라면 나머지 2명은 늘 피해를 봐야 한다. 만약 내가 그 두 명 중 한 명이라면 뭐라고 외칠 것인가? "이건 너무 불공평해"라고 하지 않을까?


인권을 악용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자신들이 피해자라 주장하면서 이득을 얻어내려는 이들이 있다. 그로 인해 진짜로 도움을 받아야 할 이들이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 사회는 악의적인 몇 명을 보고 다른 사람들마저 외면해 버리는 상황도 종종 생긴다.


인권은 너무 어려운 개념이다. 우리 사회는 인권을 위한 투쟁을 하는 이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내가 지금 당연히 누리고 있는 것들이 이전에는 당연하지 않았다는 것을. 하지만, 그들처럼 할 용기가 나진 않는다. 아직 공부가 부족해서라고 슬쩍 핑계를 대본다. 그래도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모두가 권리를 제대로 누리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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