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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Sep 30. 2024

106. 내가 세상의 중심인 이들

어떤 사람들은 타인의 행복마저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려 한다. 예를 들어 A는 돈이 많다.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옷, 신발, 시계를 찬다. 지인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자랑하고 싶은데 B는 자신을 그리 부러워하지 않는 것 같다. A가 묻는다. "너는 지금 자신의 삶에 만족하냐?" B는 딱히 불편한 것도 없고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에 그렇다고 답한다. 그러자 A가 "거짓말, 너는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서 행복하다고 너 자신을 속이고 있는 거야"라고 말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B는 정말 A가 부럽지도 않고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걸까? 아마 조금은 부럽겠지만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럼 A는 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B를 질투하는 것이다. 부족한 자가 가진 자를 질투해야 된다는 법은 없다. 오히려 가진 자가 그렇지 않은 자를 질투하는 경우도 많다. 자신은 모두 다 가진 것 같은데 늘 표정은 자신보다 B가 더 밝은 것 같다. 그러니 화가 나고 저 녀석은 왜 자신처럼 되려고 노력하지 않는지 이해가지 않는다.


A는 자신이 알고 있는 기준에서 B가 이해되지 않는다. A는 자신의 삶이 세상의 기준이다. 자신처럼 살아야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친구도 나뉜다. 자신과 비슷한 부류인 C, D와 주로 어울린다. 하지만, B에게 계속 신경이 쓰인다. 어떨 때는 B가 한심하다. 그래도 B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해 보인다. A는 궁금하다. 저 녀석이 진짜 행복한지 아닌지. 끝까지 그 행복이 거짓일 거라 믿는다.


이렇게 타인의 행복을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이들이 있다. 사람은 대부분 자기중심으로 세상을 구성한다. 이들은 그 세계에서 어긋난 이들을 이탈자 또는 패배자라 믿는다. 그래야 자신이 계속 세상의 중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늘 옳아야 하고 사람들을 늘 가르치는 쪽이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세상이 유지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의 세상은 유리와 같다. 언제 깨어질지 모른다. 세상은 내가 원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렇게 흘러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타인의 세상을 인정하고 들여다볼 알아야 한다. 그래야 누구나 자신만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나 자신 또한 더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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