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이나 '서진이네' 같은 TV 프로그램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연예인들이 타국에서 며칠간 식당을 운영하며, 정통 한식을 맛보는 외국인 손님들의 날것 그대로의 반응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스페인이나 아이슬란드 등 유럽 편을 보면서, 그곳 사람들의 식사 모습에서 깊은 부러움을 느꼈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온 그들은 음식을 기다리고 먹는 내내 끊임없이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식탁 위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죠. 주문한 음식이 늦게 나와도 전혀 개의치 않고, 오히려 그 기다림의 시간을 대화로 채우며 온전히 즐거워했습니다. 그들의 표정에는 조급함 대신 편안한 '여유'가 깃들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빨리빨리' 문화에 깊이 익숙해진 우리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을 참 힘들어합니다. 식당에서 음식이 10분만 늦어져도 금세 조급해지고, 때로는 불쑥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죠. 막상 음식이 나오면 무엇이 그리 급한지 허겁지겁 먹기 바쁩니다. 뜨거운 커피조차 식기를 기다리지 못해 단숨에 들이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일상에서 여유라곤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도로 위에서도 앞차가 조금만 지체하면 여지없이 경적을 울리거나 날 선 반응을 보이고 맙니다.
우리는 대체 왜 이렇게 여유 없는 삶을 살게 된 걸까요? 과거, 짧은 시간 안에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빠름'은 우리의 생존 방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습관처럼 '빨리빨리'를 외칩니다. 맹목적으로 빠름만 좇는 태도는 결국 우리의 삶을 팍팍하게 만듭니다. 심지어 가만히 쉬는 것조차 무언가 죄를 짓는 것처럼 불안하게 느끼도록 만드니까요.
지금 당장, 하던 일을 멈추고 주변을 한 번 천천히 둘러보시겠습니까? 무엇이 보이시나요? 매일 보던 풍경인데도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낯설게 다가오는 것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늘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조차 바쁘다는 핑계로 수없이 놓치며 살아갑니다.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애타게 찾고 있던 해답이,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그 평범한 풍경 속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이 있듯, 발걸음을 늦추고 천천히 둘러보아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것들이 있습니다. 오래 보아야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 내 마음이 이토록 지치고 힘든 이유도, 어쩌면 그저 숨 고를 여유가 부족해서일지 모릅니다. "그럴 시간이 어디 있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일단 한 번 멈춰 서 보십시오. 지금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남들보다 앞서가는 '빠름'이 아니라, 나를 채워주는 다정한 '느림'일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