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라는 단어가 품고 있는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의 차이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는 일상 속 관계는 물론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통해 무수히 많은 형태의 사랑을 목격합니다. 때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집착과 폭력마저 마주하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그것을 결코 진정한 사랑이라 부르지 않지만 말입니다.
좋아함과 사랑의 결정적인 차이는 내 마음의 중심이 '나'에게 있는지, 아니면 '상대방'에게 있는지에 따라 갈립니다. 상대의 상황과 무관하게 그저 내 감정이 설레고 좋다면 그것은 좋아하는 것입니다. 반면, 사랑은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아파할지 그 시선과 마음이 온전히 상대에게 맞춰져 있습니다.
다툴 때도 이 차이는 명확히 드러납니다.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 왜 내게 이렇게 안 맞춰줘?"라는 서운함이 앞선다면 그것은 내 감정에 충실한 '좋아함'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화가 나는 순간에도 상대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언어를 고르려 애쓴다면 그것이 바로 '사랑'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억지로 쥐어짜 내는 표현이 없어도 자연스레 전해지는 묵직한 마음입니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아, 이 사람이 나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하는 그 온기가 곧 사랑입니다. 흔히 집착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이들은 철저히 자신의 감정이 우선인 사람들입니다. 사랑이 상대를 향한 배려와 존중이라면, 집착은 상대를 내 뜻대로 쥐고 흔들려는 이기적인 통제 욕구에 불과합니다. 집착하는 이들이 가장 흔히 내뱉는 변명 역시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데!"입니다. 자신이 상대를 사랑하는 만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분노를 터뜨리지만, 사실 그들은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텅 빈 감정을 채워달라고 구걸하고 있을 뿐입니다. 안타깝게도 스스로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죠.
진정한 사랑에는 조건이 붙지 않아야 합니다.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이만큼 해", "내 방식대로 날 대해 줘"라는 조건과 기대가 개입하는 순간, 충족되지 못한 욕구들로 인해 관계는 쉽게 금이 가고 맙니다. 그만큼 온전한 사랑을 실천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세상에서 조건 없는 사랑에 가장 맞닿아 있는 형태는 아마도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물론 이조차 때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어긋나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 가장 사랑에 근접한 형태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무기 삼아 상대를 구속하고 통제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