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5. 질서를 무너뜨리는 관용

by 오박사

최근 한 뉴스를 접했다. 버스 안에서 담배를 피우던 승객이 기사의 제지를 받자, 기사에게 소변을 보고 폭행까지 했다는 내용이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다. 이런 행동은 단순한 일탈을 넘어 사회적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다. 법적 처벌은 물론, 정신적·심리적 치료 또한 병행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처벌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음주 상태에서의 범죄에 대한 우리 법의 태도는 다시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 술에 취해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형이 감경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스스로 주량을 알고 있음에도 과도하게 음주한 결과라면, 이는 감경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책임을 무겁게 물어야 할 문제 아닐까. 자신의 통제력을 상실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선택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을 법정에서 벌어졌다고 가정해 보자. 재판 중 판사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소란을 일으키며 폭행까지 했다면 어떻게 될까. 법정은 엄정함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재판 중 욕설이나 소란은 법정모독으로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법정에서의 질서 침해와 일상 공간에서의 질서 침해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일까.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해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특정 공간이 ‘더 신성하다’는 이유로 처벌의 무게가 달라진다면, 법의 형평성에 대한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물론 법에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법은 냉정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의 안전을 침해하거나 그 위험이 명백한 경우에는 분명한 경고와 억제력을 갖추어야 한다. 처벌은 단순한 응징이 아니라 예방의 기능도 갖기 때문이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인식이 반복된다면, 피해자는 점점 더 위축되고 가해자는 점점 더 대담해질 수 있다. 법이 약하다는 인식은 결국 또 다른 피해를 낳는다.


싱가포르는 강력한 법 집행과 높은 벌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엄격한 법 집행이 곧바로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법의 실효성이 질서 유지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법은 지키라고 존재하는 것이다. 법을 지키는 사람에게 형량 강화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법을 가볍게 여기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장치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감정적 처벌 강화가 아니라, 공공의 안전과 정의를 지키기 위한 실질적이고 일관된 법 집행이 필요하다. 우리가 묻고 따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지금의 법 체계가 과연 국민의 안전을 충분히 보호하고 있는가. 그리고 법은 누구에게나 같은 무게로 적용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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