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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박사 Dec 04. 2024

171. 올바른 리더의 길이란  

경찰서 직장협의회 초대회장과 2대 회장을 역임한 일이 있다. 귀찮은 것을 싫어하지만 좋은 제도가 생겼는데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자원했다.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먹는 자리인데도 사람들은 그 자리를 권력이라고 생각했다. 한 조직의 장은 늘 평가받는다. 하나의 정책을 펼치더라도 반대하는 이들이 늘 생겨나고 화날 때가 많다. 하지만, 화난다고 해서 그들을 매도할 순 없다. 그들도 우리 조직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어떤 조직이든 반대에 부딪치게 마련이다. 그럴 때 리더는 그들을 설득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쳐내려 한다면 결국 자신과 비슷한 이들만 곁에 남는다. 1년 반쯤 되었을 때 누군가 협의회가 잘 운영되고 있는지 투표를 해보자고 글을 올렸다. 그것은 노골적으로 나를 저격하는 글이었다. 결과는 8:2로 잘 운영되고 있다는 쪽이 우세했다.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면 나는 자진 사퇴했을 것이다. 만약 5:5 정도가 나왔다면 사퇴를 고려했겠지만 뭘 잘못했는지 찾아보고 7:3 정도로 만들려고 노력해 봤을 것이다. 그래도 안된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던지 그들에게 뭘 하면 되는지 물어봤을 것이다. 조직원에 의해 선출된 수장은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되어선 안 된다. 선출이라는 것은 우리를 위해 일해 달라는 의미다. 일을 잘 못하면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래도 안된다면 내려놓아야 한다.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잊어선 안된다. 옛말에 '백성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고 했다. 조직원이 지지하지 않는 수장은 더 이상 수장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권력의 탐욕에 눈이 멀어선 안 된다. 그것은 곧 파국을 불러올 수도 있다. 리더는 늘 조직원을 위해야 한다. 조직원이 곧 나의 힘이고 권력은 오히려 그 힘에서 나온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권력은 그들을 위해 행해져야 한다. 


권력자가 정당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권력을 사용하면, 권위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다. 권력 행사가 공정하다고 느끼는 조직원들은 더 많은 참여와 협력으로 응답한다. 조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면 시스템은 더욱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그것이 다시 권력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권력은 이렇게 사용되어야 한다. 절대 개인을 위해서 사용되어선 안된다. 그것은 독재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리더는 늘 자신의 자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리더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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