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 어린이 놀이방에서 누군가 난입해 물건을 파손하고 난장판을 만들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을 확인하기에 앞서 CCTV를 먼저 살펴봤다. 화면 속에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 일곱 명이 놀이방 안에서 물건을 집어 던지고, 올라타고, 부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들의 표정과 태도였다. 범법행위를 저지르면서도 죄책감이나 두려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즐기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마치 자신들이 촉법소년이기에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 “전 촉법소년인데요”라는 말을 듣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다. 피해자는 명백히 고통을 호소하는데, 가해 아이들은 “제가 뭘 잘못했나요?”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부모들의 반응이다. “우리 애가 뭐 그리 큰 잘못을 했냐”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심지어는 “이미 포기했으니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책임을 내려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촉법소년’ 제도 자체에 대한 논란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가정교육에 있다고 느낄 때가 많다.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소란을 피우거나 뛰어다녀도 제지하지 않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 결과 ‘노키즈존’이라는 말이 점점 당연한 풍경이 되어가고 있다.
자녀를 예뻐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은 아이를 보호하기보다 오히려 이기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돌아봐야 한다. 그 이기심이 결국 부모를 향하는 장면도 수없이 목격해왔다. 그때마다 부모들은 마치 자신은 책임이 없는 사람처럼 모든 책임을 아이에게 떠넘긴다.
자녀의 행동은 결코 아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의 태도와 선택은 부모의 양육과 환경에서 비롯된다. 모든 것은 결국 내 책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