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배신과 불신이 넘쳐난다. 불신은 곧 불안으로 변하고, 불안은 하루하루를 걱정으로 잠식한다.
이 걱정은 관계를 조금씩 마르게 하고, 결국 나를 고립시킨다.
‘저 사람이 나를 배신하면 어떡하지?’ ‘다른 사람을 만나면?’ ‘어느 날 갑자기 나를 버리면?’ 이런 생각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마치 이미 벌어진 것처럼 상상하게 만든다. 그 불안은 상대를 옥죄고, 관계를 숨 막히게 한다. 그렇게 관계는 서서히 멀어진다.
그렇다면 이 불안에서 벗어날 방법은 무엇일까. 의외로 답은 단순하다. 그냥 믿는 것이다. 이 말을 들으면 허무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믿지 않고서는 어떤 관계도 지속될 수 없다. 의심으로 유지되는 관계는 이미 관계가 아니다.
그리고 내가 불안한 이유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뿌리에는 낮아진 자존감이 있다. 내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지 못할수록, 누군가가 나를 떠날까 봐 두려워진다.
당당하고 매력적인 사람은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매달리지 않는다. 떠난다면 떠난 사람의 선택일 뿐,
나의 가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믿었다가 상처받은 경험이 있더라도, 우리는 다시 믿어야 한다. 배신한 사람이 잘못한 것이지,
믿었던 내가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진짜 아프고 후회해야 할 사람은 뒤통수를 친 그들이다. 우리는 더 당당해져서, 그들이 잃은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면 된다.
결론은 이렇다. 일단 믿자. 그리고 자존감을 키우자. 그래서 언젠가 이렇게 말할 수 있도록. “넌 나 같은 사람을 잃었다는 걸 분명 후회하게 될 거야.” 그 말은 상대를 향한 저주가 아니라, 나 자신을 지켜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