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우린 그 익숙한 것들이 사라질 것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가까운 사람이 사고를 당하면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라며 큰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가족 중 누군가 1년 정도 투병을 한 후 이별한다면 분명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어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지금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면서 없어졌을 때 가장 충격이 큰 것은 무엇일까? 바로 스마트폰이 아닐까? 폰 자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데이터가 원활히 흐르지 않거나 사이버 공격 또는 재난상황으로 데이터가 끊긴다면? 우린 그 충격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을까?
지금 당장 하루만 스마트폰이 작동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자.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잡는다. 날씨, 미국 주가, 해외 스포츠, 사건 사고를 확인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침 인사를 해야 하는데 연락되지 않아 궁금하고 초조해진다. 당장 찾아가고 싶지만 집이 멀거나 집에 없을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한다. 이런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카드가 작동하지 않는다. 망했다. 카드와 현금을 들고 오지 않았다. 누구에게 연락할 방법도 없다. 결국 다시 집에 갔다 와야 한다. 늦는다고 연락을 취해야 하지만 유선전화가 없어 전화할 방법이 없다.
오전, 오후 내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연인, 가족, 친구와 연락이 되지 않아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오늘 팔아야 할 주식이 있는데 회사에선 컴퓨터로 주식을 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자녀가 있다면 아이가 학교 마치고 집에 잘 들어왔는지 확인할 수 없어 걱정이 태산이다. 결국 반차를 쓰고 집으로 향한다. 평소엔 몰랐는데 출, 퇴근 시 타는 대중교통이 이렇게 지루할 수가 없다. 회사가 이렇게 멀었나 싶을 정도다.
아직 하루의 절반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반나절동안 불안과 초조함으로 가득 차있다. 우린 과연 이렇게 며칠을 버틸 수 있을까? 물론 사람의 생존력이 강해서 살아갈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과 함께 시작한 mz세대는 버텨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익숙함과 당연함은 늘 우리를 방심하게 만든다. 잠시 스마트폰 없이 생활해 보기 또는 내가 하루에 얼마나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봐야 한다. 그 상황을 버틸 수 있어야 다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