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 남을 핑계로 삼는 순간

by 오박사

사람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가장 자주 꺼내는 말이 있다. “죄송합니다”가 아니다. “남들도 다 하잖아요”다.


규칙을 어긴 학생도, 교통 법규를 위반한 운전자도, 무단횡단을 하다 적발된 보행자도 비슷한 말을 한다. 자신이 한 행동을 돌아보기보다는, 먼저 남을 끌어온다. 마치 많은 사람이 하고 있으니 내 잘못은 가벼워져야 한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 말에는 중요한 오류가 하나 있다. 그들이 말하는 ‘남들’ 속에는 규칙을 지키는 사람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조용히 줄을 서고, 신호를 기다리고, 법을 지키는 다수는 애초에 그들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만을 ‘남들’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자. 남이 잘못하면, 나도 잘못해도 되는 걸까? 답은 너무 분명하다. “다른 애들도 친구를 때렸어요”라는 말이 폭력을 정당화하지 못하듯, “예전부터 다 이렇게 해왔어요”라는 말이 잘못된 관행을 면죄해 주지는 않는다.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고, 우리는 그 규칙에 합의하며 함께 살아가기로 선택했다. 억울함은 이해할 수 있어도, 행위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 말은 개인의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도 하다. 업무 방식이 시대에 맞지 않아 지적을 받았을 때, “전임자도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답하는 사람은 더 이상 기회를 얻기 어렵다. 책임을 회피하는 순간, 발전의 가능성도 함께 닫히기 때문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위생 문제로 적발된 뒤 “다른 집도 다 그래요”라고 말한다면, 그 가게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살아남는 사람은 늘 하나다. 남이 하더라도, 나는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다. 결국 이 문제는 생존의 문제이기 이전에 도덕의 문제다.


사회는 서로를 감시해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스스로를 단속할 때 유지된다. 내가 기준을 낮추는 순간, 사회 전체의 기준도 함께 낮아진다. 그러니 남을 끌어와 나를 변명하기보다,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떨까.

“저 사람 덕분에 나도 더 잘하려고 합니다.”


남을 핑계로 삼는 사람은 제자리에 머물지만, 남을 기준으로 삼는 사람은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그 차이가, 결국 인생의 방향을 바꾼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