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 강의의 주인공은 누구인가?

by 오박사

강사 교육이나 워크숍에 가면 강사들끼리 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이 자주 있다. 그 자리에서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강사는 강단에 올라서는 순간, 자신이 왕이라는 생각으로 강의를 해야 한다.”


강사가 현장의 분위기를 장악해야 하고, 수강생들은 강사가 시키는 대로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말은 들을수록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런 생각의 바탕에는 강사가 강연장의 주인공이어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이 깔려 있다. 자부심과 자신감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군림으로 바뀌는 순간 강의는 본질에서 멀어진다.


강연장에서 정말 주인공은 누구일까. 강의의 목적은 무엇이며, 사람들은 왜 그 자리에 앉아 있을까. 답은 명확하다. 그 자리에 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무엇을 얻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가져가느냐가 강의의 핵심이다. 그렇다면 강사는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들이 빛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가까워야 한다.


청중을 존중하지 않는 강의는 결국 산으로 간다. 사람들이 집중하지 않으면 강사는 그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기보다 청중 탓으로 돌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강사는 성장하지 못한다. 강사는 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철저히 무대 위의 주인공을 떠받치는 조력자여야 한다.


이 이야기는 강사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모든 무대에 서는 사람, 모든 책임 있는 자리에 선 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내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누가 나를 그 자리에 세웠는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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